[INET 토론토 콘퍼런스] 中 혁신사회로 전진하려면 국영→민간기업 중심이동을

입력 2014-04-13 21:00
수정 2014-04-14 04:37
HUMAN AFTER ALL

'中 경제 성장과 금융개혁' 세션

일자리 부족 문제 등 못 풀면 지속가능한 성장 어렵다


[ 허란 기자 ]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 토론토 콘퍼런스 마지막날인 12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성장과 금융개혁’이란 주제의 세션에 참가한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성장률 둔화와 일자리 부족, 그림자금융 위험성 증가 등 사회·경제적 장애물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중국 정부가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민간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데이비드 우 베이징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파트너는 “지난 5년간 중국의 경제정책을 보면 민간기업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국영기업과 민간기업 간 불평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영기업의 경우 운동장만한 회장실을 만드는 데는 신경 쓰면서도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문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국영기업은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판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이 혁신사회로 한 단계 전진하려면 국영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 분야의 벤처 창업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부소장은 이와 함께 중국은 지금 경제성장률 둔화가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집약적 서비스업 육성과 금융개혁 정책 모두 성장률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후이 중국 칭화대 교수는 식량부족 문제를 지적하면서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왕 교수는 “중국의 22개 성,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가운데 식량자급이 가능한 지역은 5개 성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세계 최대 곡물 수입국이지만 글로벌기업이 주도하는 농산물시장에서 가격협상력이 거의 없으며 농업 경쟁력마저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2004년 이후 10년간 식량 생산을 꾸준히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미국을 제치고 최대 곡물 수입국이 됐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식량안보를 주요 의제로 다뤘으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는 식량 공급능력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둔 양식법 제정을 올해 입법활동 계획에 포함시켰다.

이날 토론에는 박제훈 인천대 교수가 발표자로 참석해 중국식 경제모델의 철학적 배경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은 단순히 사회주의 정권이 만든 게 아니라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유교 순자학파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했다.

토론토=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