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김상곤…文, 원혜영…孫, 김진표 '물밑 지원'
치열한 勢대결…'경선 룰' 변경 여부 놓고 공방
[ 이호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 경선이 옛 대선 후보 간 대결로 판이 커졌다. 2012년 야권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문재인 손학규 등 새정치연합 거물급 인사들이 최근 경기지사에 출마한 김상곤 원혜영 김진표 후보에 대해 각각 직·간접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후보가 당내 유력 인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치열한 세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11일 새정치연합에 따르면 경기지사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경기 수원정)의 경선 캠프에 최근 손학규 상임고문 측 인사들이 속속 합류했다. 손 고문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이 사실상 캠프의 좌장 역할을 맡았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손 고문의 뜻이라기보다 오랜 개인 친분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자신의 합류 이후 옛 손 고문 측 인맥을) 많이 불러들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 고문 측 인사로 분류되는 김종희 경기 용인병 지역위원장과 송두영 고양 덕양을 지역위원장, 김병욱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 등이 김 의원 측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혜영 의원(경기 부천 오정) 측은 문재인 의원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문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원 의원이 최근 출시한 선거 펀드인 ‘콩나물펀드’에 후원해 달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의원(경기 상록갑)도 원 의원 측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김 전 교육감은 민주당과의 합당 전부터 안 대표 측 신당에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처럼 당내 대선 주자들이 각 후보의 ‘숨은 조력자’로 나서면서 경선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선 룰’을 둘러싼 잡음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지난 4일 확정한 ‘경선 룰’이 10일 오후 최고위에서 갑작스럽게 변경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경기지사 후보는 ‘여론조사 50%, 공론조사(배심원단을 선정해 후보 토론을 지켜본 후 지지자 결정) 50%’로 선출되는데 여론조사 대상을 ‘일반 도민’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자’로 바꾼 것이다. ‘무상버스’ 공약을 내걸면서 진보 색채를 강화한 김 전 교육감이 혜택을 보는 대신 중도층과 새누리당 지지자에까지 지지층이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이 피해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룰 번복은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 행위”라며 “번복을 철회하거나 여론조사에 ‘연령별 투표율 보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경선을 거부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에 대해 공천관리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