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BGF, “훼미리마트와의 결별은 신사업과 해외진출 위한 것”

입력 2014-04-11 14:57
오는 6월 상장하면서 훼미리마트 지분 모두 구주매출
개발도상국 우선 진출…향후 기업 M&A도 고려


이 기사는 04월10일(05:3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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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협력관계였던 기업끼리 이렇게 법적 분쟁없이 원만하게 갈라진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을 겁니다.”
이건준 BGF리테일 경영지원본부장은 훼미리마트와의 결별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BGF리테일은 6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2일 금융 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다음달 공모에 들어간다. 이번에 공모하는 616만여주(25%)는 모두 훼미리마트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다. BGF리테일의 상장 추진은 20여년간 파트너였던 훼미리마트와의 결별을 위한 수순이었다.

(주)보광은 1990년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계약을 맺고 편의점 사업부를 통해 훼미리마트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4년 훼미리마트와 합작해 ‘보광훼미리마트‘를 설립했다. 훼미리마트는 ‘브랜드 파워’의 수혜를 입으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보광훼미리마트는 그러나 2012년8월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고 사명도 BGF리테일로 바꿨다. 훼미리마트 브랜드 대신 자체 개발한 ‘CU’를 선보였다. BGF리테일이 먼저 훼미리마트에 결별하자고 제안했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훼미리마트와의 협력관계가 제약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해외나 다른 사업에 진출하려면 훼미리마트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했다. 브랜드 사용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도 부담이었다. 독도나 교과서 문제 등에 따른 반일감정 확산도 무시못할 요인이었다.

당시 훼미리마트 해외 점포의 60%가 한국에 있을 정도로 훼미리마트에 있어 BGF리테일과의 협력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 사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었다. 훼미리마트는 협력관계 지속을 원했지만, 양측은 수많은 회동을 가지면서 논의끝에 결국 협력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훼미리마트는 보유 주식을 BGF리테일에서 매입해줄 것을 요구했다. BGF리테일은 그러나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등 이유로 거절했다. 대신 IPO를 통해 훼미리마트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BGF리테일은 훼미리마트의 절세를 위해 경영권 지분 희석을 무릅쓰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해줬다. 당시 훼미리마트의 지분율은 23.48%였는데 25%가 되면 일본 법인세법에 따라 수입배당금을 100% 공제받을 수 있었다.

이건준 전무는 신사업이나 해외 진출과 관련,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지만 앞으로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겠다"며 “개발도상국 중심으로의 진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회사를 성장시켜야 하는 만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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