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업계 "사모 방식으로 2000억원 조달 추진중"
지난달 제7회 1000억 첫 사모 발행…1~6회는 공모
일각선 "공모시 日 대주주 현황 공개 부담 탓" 해석
호텔롯데 "비용 유리하다고 판단해 사모 선택"
이 기사는 04월08일(05: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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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 요구로 일본 대주주 정보를 상세히 공개한 뒤부터 자금조달 방식을 사모(私募)로 전환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공모(公募) 발행시 매번 민감한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호텔롯데는 2000억원을 사모 방식으로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금리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달 27일 제7회 회사채를 사모 발행한 지 열흘 만이다. 앞서 1~6회 회사채는 모두 공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소수의 기관투자가와 협의해 채권을 발행하는 사모 방식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공모 방식보다 일반적으로 이자비용이 비싸다. 대신 대주주 정보를 포함하는 상세 투자위험을 담은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AA+를 받고 있는 호텔롯데라면 공모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아낄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우량 기업에 걸맞지 않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신고서에 민감한 정보를 담는데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1월4일 제6회 회사채를 공모 발행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계열사와 간략한 재무현황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홀딩스의 계열사는 54곳 연결 자산은 5조8000억엔(59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호텔롯데가 지난 달 27일 발행한 사모사채(제7회) 금리는 연 3.138%다. 당시 채권평가사 평가금리(민평금리)인 3.128%보다 약간 높다. 인기가 많은 우량 회사채의 경우 통상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불리한 조건으로 조달한 셈이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 관계자는 “제7회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한 것은 조달비용이 공모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신고서 제출 부담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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