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작년 4~12월 IB 순영업수익 1409억원 그쳐
"구조화금융 강화" 대우만 2012년도 전체 실적 뛰어넘어
작년 회사채 발행시장 전년보다 10% 감소
이 기사는 04월10일(09: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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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기업금융(IB) 부문에서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다변화를 위한 구조화금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 강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IB 업무인 채권발행과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이 크게 위축된 탓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 우리투자 삼성 한국투자 등 국내 ‘빅4’ 증권사는 2013 사업연도(4~12월) 각사 IB 부문에서 모두 1409억원의 순영업수익을 올렸다.
2012 사업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1571억원보다 다소 적지만, 결산월 변경 과정에서 짧아진 사업기간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2011 사업연도 순영업수익 2115억원과 비교하면 2년 연속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순영업수익(NOI·Net Operating Income)이란 증권사가 거둬들인 수수료 등 수익 변화를 파악하기 쉽도록 왜곡을 불러올 수 있는 다양한 항목을 제외한 지표다. 총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제한 뒤 판매관리비를 합산해 구한다.
IB 순영업수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대우증권으로 지난해 4~12월 434억원을 벌어들였다. 4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2012 회계연도 12개월 실적(365억원)을 뛰어넘었다. 대우증권은 “구조화금융과 발전 PF 등 다변화된 수익원에 힘입어 수익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이 403억원(2012 회계연도 대비 -20.7%), 우리투자증권이 332억원(-17.6%), 삼성증권이 240억원(-18.6%) 순으로 많은 순영업수익을 올렸다.
부진한 실적은 기업들의 채권발행 부진 탓이 컸다. STX와 동양 계열사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국내 회사채 발행은 116조원으로 전년 128조원 대비 10% 감소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은 1조1000억원으로 2012년(4664억원)보다 커졌지만 2011년(2조4385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M&A 자문시장은 지난해 4~12월 12조원(삼성증권 집계)으로 2012 사업연도 대비 55.9% 급감했다.
경쟁 여건이 개선되지 못해 IB 부문의 이익 기여도 미약한 수준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기준으로만 IB 실적을 공개하는 현대증권은 지난해 4~12월 불과 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2012 사업연도 277억원 대비 97% 급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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