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저축銀…인도네시아 증권사…남다른 M&A로 성장가도 질주

입력 2014-04-11 07:00
Cover Story - 키움증권

인수대상 고를 땐 기존 사업과 시너지 여부
안정적 수익 낼 수 있는지 장기간 분석 후 '베팅'


[ 이고운 기자 ] 우리자산운용뿐만이 아니다. 키움증권은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종합 대형 증권사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엔 M&A 특화 DNA가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키움증권은 2012년 3월 삼신상호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결정하며 저축은행업계 진출을 선언했다. 삼신상호저축은행은 지난해 1월 키움저축은행으로 다시 출범, 금융업 확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키움저축은행은 2012회계연도(2012년 7월~2013년 6월)에 부실채권 상각(부실채권을 손실 처리) 등 영향으로 95억원 순손실을 냈지만, 2013회계연도엔 흑자로 돌아섰다.

키움증권은 인수 대상을 고를 때에도 규모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인수 이후 운영에서도 주식담보대출 등 모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과점화가 진행될수록 키움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6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동서증권(옛 동서증권 현지 법인) 인수를 확정지으며 해외 진출의 첫발을 뗐다. 키움증권은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온라인 브로커리지 전략을 인도네시아에서도 펼쳤다. 2011년 6월 출범한 인도네시아 법인은 트레이딩 시스템 ‘HERO’를 통해 개인투자 고객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에선 월평균 거래액이 1조루피아(약 930억원)를 돌파했으며 47억루피아(약 4억5000만원)의 흑자를 냈다. 키움증권은 내년 인도네시아 법인을 인도네시아 증권사 10위권 안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에는 증권사 120여개가 경쟁하고 있다.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40~50위 사이 중위권까지 올라섰다.

2003년에는 창업투자회사를 인수, 2007년 키움인베스트먼트로 이름을 바꾸고 2008년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자본은 384억원, 자산은 487억원이다. 올 3월말 기준 21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운용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반도체 분야 전문투자기관으로 출발해 지금은 에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성장 분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60개사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은 공격적 M&A에 나서기 전,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이었다. 우리자산운용 인수의 기반이 된 키움자산운용을 2010년 9월에 설립, 자산운용업에 진출했다. 당시 온라인 기반 장점을 살려 업계 최저 보수를 받는 ‘키움선명e-알파인덱스 펀드’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키움자산운용의 수탁액은 영업개시 4개월 만에 1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8638억원까지 늘어났다.

키움증권은 M&A 성공 요인으로 ‘신중함’을 들었다. 키움증권 측은 “키움저축은행 인수도 5~6년 정도 사전 준비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향후 전망은 어떨지 분석하며 장기간 준비한 게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창업투자회사를 고루 갖추면서 종합적인 경영 판단과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쓸데없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젊은 문화가 회사 내에 뿌리내린 것도 M&A 성공 요인 중 하나”라며 “필요한 경우 계열사 팀장급들이 모여 바로 회의를 진행하는 등 빠르고 종합적인 대응을 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