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언제나 좋은가' 석학 100명의 해법은
12일까지…주제는 '혁신의 목적'
스티글리츠·헤크먼 교수 등 참석
금융·기술 등 다양한 분야 혁신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작용 진단
[ 허란/강영연 기자 ]
정보기술(IT) 혁신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이중적이다. 혁신은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기존 기술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고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한다.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가 10~1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하는 2014 국제 학술콘퍼런스는 ‘혁신이 언제나 좋은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INET는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재를 털어 설립한 싱크탱크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이번 포럼의 주제는 ‘혁신의 목적:결국엔 사람(Human After All)’. INET가 캐나다 국제거버넌스혁신연구소(CIGI)와 공동으로 주최한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미디어파트너로 참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교수 등 100여명의 석학과 유명 기업인들의 토론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금융·기술 혁신의 부작용 해법 제시
IT 사회에서 거듭된 기술혁신은 근로자를 반복적인 노동에서 해방시켰고 많은 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반면 소득 분배와 근로소득의 불평등성이 커지고 자동화로 인한 실업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생겨났다.
특히 최첨단 금융공학이 불러온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혁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증폭됐다.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AIG, 노던록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무너졌다. 그 여파로 수천개 중소형 금융사가 문을 닫거나 구조조정을 겪었다. 수백만 가정은 직업과 집, 은퇴자금을 잃었다.
올해 콘퍼런스가 ‘혁신’을 주제로 잡은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전 세계 석학 100여명이 금융, IT, 연금, 통화정책, 교육, 법률, 규제 등 경제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이 사람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묻고, 혁신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답을 구한다.
이들은 사흘간 열리는 콘퍼런스에서 △리먼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규제 진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위기 △혁신 경제학과 그 부작용 △유로존 위기 △인터넷 혁신과 개인정보 문제 △교육의 위기와 인재개발의 격차 △장기 경기침체 시대 경제정책의 미래 △미국 양적완화 정책과 일본 아베노믹스 같은 주제를 중심으로 근본 토대가 바뀌는 세계의 모습을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석학·기업인 등 100여명 참석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일본 아베노믹스를 평가하고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
스티글리츠 교수와 헤크먼 교수는 토론자로 나서 각각 금융과 교육 분야 혁신의 영향을 진단한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혁신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제시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의 현 주소 진단은 앤드루 홀데인 영국중앙은행(BOE) 금융안정성 총괄이사와 ‘우리가 디자인한 악마(A Demon of Our Own Design)’의 저자인 리처드 북스테이버 미국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 위원이 맡는다.
아데어 로드 터너 전 영국 금융감독청(FSA) 청장과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 공동창업자인 짐 발실리 CIGI 회장은 금융혁신과 기술혁신이 실제 경제·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을 지적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박제훈 인천대 교수가 발표자로 참석, 중국 경제 발전과 금융개혁을 아시아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INET 관계자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될 다양한 주제와 혁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세계경제 시스템의 개혁과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토=허란/강영연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