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쓰리데이즈'…잇단 차이나 대박

입력 2014-04-10 20:48
수정 2014-04-11 04:05
회당 판권 '별그대'보다 50%많은 4만5000弗에 판매
5월 방영 '닥터 이방인'은 7만弗…간접광고도 첫 등장


[ 유재혁 기자 ] 중국 인터넷 업체에 파는 한국 방송사의 드라마 판권 가격이 올 들어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중국 기업이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에 간접광고(PPL)를 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중국에서 대히트한 뒤 국내 방송가에 ‘대박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별그대’ 후속으로 방송 중인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와 내달 5일부터 방송되는 차기 월화 미니시리즈 ‘닥터 이방인’이 대박의 주역이다.

○인터넷 전송권 회당 3만→7만달러

10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쓰리데이즈’의 중국 내 인터넷 전송권이 최근 회당 4만5000만달러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별그대’ 전송권이 회당 3만달러에 수출됐던 점을 감안하면 50% 오른 가격이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한류스타 박유천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쓰리데이즈’는 이날 총 16회 중 12회분이 방송됐다. 정치 이면에 숨겨진 음모, 암살, 기만, 유혈 사태 등을 다룬 드라마다.

SBS 차기 미니시리즈 ‘닥터 이방인’의 경우 중국 인터넷 전송권이 회당 7만달러에 이미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에 대한 한국 드라마 방송권 수출액(회당 5만~10만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SBS 관계자는 “중국 인터넷 사업자들의 구매 행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일본 시장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별그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50여개 중국 제작사 관계자들이 별그대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별그대를 중국어 버전으로 리메이크하면 또 한번 대박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이치는 ‘별그대’ 방영으로 35억건의 클릭 수를 기록하며 광고 수입만 300억원 이상 번 것으로 알려졌다. ‘별그대’ 전송권을 약 6억원에 사들여 50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한국 드라마에 중국 기업 첫 PPL

중국 기업의 한국 드라마 공략 행렬은 PPL로까지 이어졌다. ‘쓰리데이즈’의 제작사인 골든썸픽쳐스 관계자는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가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에 협찬과 PPL을 시작했다”며 “다른 중국 기업들도 PPL을 잇달아 문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쓰리데이즈’가 끝나자마자 타오바오는 제작지원(협찬)사 이름으로 방송 자막에 오르고 있다. 협찬 자막은 1회부터 마지막 16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제작사 측은 1~2주일 후 극 중에서 주인공 남녀가 음식점을 찾을 때 타오바오 한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 검색하는 모습을 간접광고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작사는 PPL 대가를 공개하진 않았다.

타오바오는 이번 PPL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별그대’에서 전지현이 입은 것과 같은 디자인으로 만든 옷 등 관련 상품이 타오바오몰에만 270만건(품목)이나 등 록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쓰리데이즈’를 인터넷으로 본 중국인들이 ‘한국에서도 타오바오 쇼핑 앱이 먹히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게 타오바오의 계산이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