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 세상 모든 빛으로 시간을 움직인다

입력 2014-04-10 07:01
[ 김선주 기자 ] 시티즌(CITIZEN)이 ‘2014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주력 제품은 ‘에코-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 F100(eco-drive satellite wave F100)’이다. 한층 산뜻해진 디자인에 가볍게 만들어 착용감을 향상시켰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무브먼트(시계 동력장치)인 F100은 더욱 빨라진 인공위성 신호 수신 속도를 자랑한다. 수신 감도가 3초인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욱 얇아지고 가벼워진 이번 제품은 40개 시간대 기능을 갖췄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수준인 12.4㎜이며 티타늄으로 만들었다. 다이얼 디자인은 궤도를 선회하는 인공위성의 태양광 패널에서 영감을 받았다. 2시와 4시 방향에 자리잡은 버튼은 인공위성 동체를 본떠 만들었는데 우주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했다.

빛으로 만든 전기 양을 7개 단계로 표시해 착용자가 어떤 상태에서도 충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간 표시 정확성은 ‘월 +/- 15초’에서 ‘월 +/- 5초’로 개선했다. 시티즌이 인공위성을 동기화하는 ‘에코-드라이브’ 시리즈 발표 장소로 바젤월드를 선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에는 ‘에코-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를 한정판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인공위성에서 신호를 받아 지구촌 어디에서나 정확한 시간을 볼 수 있도록 인공위성과 동기화한 세계 최초 모델이었다. 지구 외곽을 가장 가깝게 도는 위성을 찾아 시간과 날짜 신호를 받는 구조였다.

각각의 위성은 12시간에 한 번씩 지구를 순회하기 때문에 태평양 한가운데, 히말라야 등 고산 지대에서도 신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동그란 케이스는 지구를, 시계판 위에 유리를 고정시키는 부분인 베젤 양 옆의 나선형 부분은 우주로부터 전파를 받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시계 표면의 입체 양식은 우주선 엔진의 이미지를 본떴다. 전 세계 26개 도시의 시간, 수심 100m 방수 기능 등을 갖춘 이 제품은 당시 990개만 한정 생산됐다.

시티즌은 지난해엔 바젤월드에서 ‘에코-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에어(eco-drive satellite wave-air)’를 발표했다. 하늘·바람·날개를 소재로 한 이 제품은 높은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이미지를 표현했다. 첨단 위성 시스템으로 여타 위성 시계보다 빠르고 민감한 수신 감도를 자랑하는 제품이다. 수신 감도는 4초다. 직경 49.5㎜ 다이얼 케이스 안에 날카로운 직선형 바늘과 입체감이 느껴지는 인덱스 구조를 넣었다.

티타늄 소재로 만든 케이스, 폴리우레탄 또는 티타늄 줄로 구성한 본체는 착용감이 가볍고 외부 충격에 강하다. 다이얼 디자인은 비행기 엔진의 회전 팬을 모티브로 했다. 이처럼 시티즌이 내놓은 일련의 ‘에코-드라이브’ 시리즈는 시계의 문자판 밑에 빛을 받으면 전기가 발생하는 태양 전지를 놓은 채 전기 에너지를 축적해 시계의 동력원으로 삼는 구조다.

태양광뿐 아니라 형광등 같은 실내 조명으로도 충전이 가능토록 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투명 태양 전지를 개발하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초박형 시계 ‘스틸레토’ 시리즈를 내놓은 시티즌의 노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에코-드라이브 시리즈는 고성능 2차 전지인 망간, 티타늄, 리튬 등 중금속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클린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지의 수명도 긴 편이다. 방전될 우려가 적은 이유다. 배터리 수명이 반영구적이라 배터리 폐기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가 적은 자연주의 시계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