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1년 반 동안 썼지만 제 마음속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써왔습니다.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밤 기차에서 엄마의 고단한 얼굴을 보고 저 고단한 엄마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소설가 신경숙 씨(51·사진)는 9일(한국시간) 런던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얼스코트전시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서전 부대행사로 열린 ‘문학살롱’ 강연에서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문학담당 에디터 아리파 아크바와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열기로 가득했다.
신씨가 2008년 발표한《엄마를 부탁해》는 국내에서 200만부 이상 팔렸다. 미국 시장을 필두로 해외 31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신씨는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문판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신씨는 “한국에서 (부부가 서로를 부르는) ‘당신’은 함께 사는 정이 묻어 있는 호칭인데 영어로는 그냥 ‘you’로 표현돼 정확하게 번역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차기작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두 가지 아이디어를 놓고 고민 중”이라며 “하나는 어느 날 갑자기 앞을 볼 수 없게 된 사람 이야기, 다른 하나는 네 사람의 실패한 사랑 이야기로 옴니버스식으로 꼬리를 물면서 연결되는 아름답고 비극적이면서 실패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