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맛'만 봤다…환율 발목에 電·車↓

입력 2014-04-09 15:18
[ 이지현 기자 ]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상승했지만 2000선 탈환에는 실패했다. 미국발 훈풍에도 불구하고 환율에 발목이 잡혔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92포인트(0.30%) 오른 1998.95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에선 오랜만에 '훈풍'이 불어왔다. 그간 시원찮던 기술주들이 증시 상승을 이끌며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소셜네이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각각 3%, 2% 뛰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며 2000선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곧장 상승폭을 반납하며 1990대로 돌아왔다. 1990선 초반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장 후반 상승폭을 키워 1990 후반대에 멈춰섰다.

원·달러 환율 1050원 선이 붕괴되며 발목을 잡았다. 수출 대형주 하락폭이 커지면서 지수가 상승폭을 줄였다. 대표 수출주인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 등은 원화 강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날보다 10.80원(1.03%) 하락한 104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8월18일 이후 5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융완화책을 내놓지 않은 데다 유럽 중앙은행(ECB)도 추가 경기부양에 신중한 입장을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거래일째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8083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철강금속과 통신업종을 위주로 매수했다. 기관도 853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4086억 원 매도 우위다.

프로그램으로는 자금이 유입됐다. 차익거래가 1478억 원, 비차익거래가 4224억 원 순매수로 전체 5703억 원 매수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를 보였다. 전기전자(-1.09%)와 운수장비(-1.06%)는 1%대 하락했다. 반면 철강금속(2.89%)과 전기가스업(3.31%), 유통(1.00%), 통신(1.77%), 증권(2.85%) 등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3000원(1.65%) 떨어진 13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동차 3인방도 약세였다. 현대차는 2.01%, 기아차는 2.47%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는 0.16% 하락했다. 반면 한국전력(4.02%), SK하이닉스(2.45%), 포스코(2.81%)는 강세였다.

증권주들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소식에 일제히 뛰었다. 삼성증권은 2.46% 올랐고 한화투자증권은 1.89%, 우리투자증권은 3.78%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했다. 장중 하락 반전해 전날보다 1.85포인트(0.33%) 떨어진 552.22를 나타냈다. 액티브 X가 필요 없는 공인인증서 개발 기대에 관련 수혜주가 강세였다. 소프트포럼이 6.52% 올랐고, 한국정보인증도 5.97% 뛰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718억 원, 3502억 원 어치를 샀다. 기관은 2235억 원 매도 우위였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