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로 내려앉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암묵적 지지선(1050원)이 무너진 것이다. 통상 원·달러 환율 1050원선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와 매도의 경계선으로 꼽힌다. 환율인 1050원선을 하향 돌파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우세해지는 식이다.
시장에서 환율 하락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이날 증권가는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원·달러 환율이 1050원을 하회했을 당시 초과 수익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1050원선을 이탈한 것은 2004년 11월과 2006년 1월. 이 시기에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을 기록한 업종은 철강금속, 전기가스, 화학, 음식료였다.
오 연구원은 "특히 철강 업종의 경우 실적 전망이 밝기 때문에 원화 강세에 의한 채산성 개선이 더해진다면 경기민감주 내에서 이익 개선 신호가 가장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원화 강세 기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원화 강세에 대한 시장의 통설은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유리하고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우월하다'는 것. 수출주는 원·달러 환율에 민감하고, 대형주에 수출주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이 2010년 이후 원화 강세 기간을 점검한 결과 이와는 무관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기간 중에 중소형주의 일방적인 우위와 내수주의 선전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요 수출주 대부분이 환 리스트를 적절히 통제해 왔고, 원자재 수입 비중이나 외화부채 수준은 기업마다 상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원화 강세 수혜주로 한국전력, 포스코, CJ제일제당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원화 강세가 원가 절감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향후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라 추가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