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원 LIG 회장, 파킹 거래 오해 싫다?
이 기사는 04월04일(10: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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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빅’ 4LIG손해보험 인수 후보군에서 범 LG가 기업들이 배제된 것을 두고 인수합병(M&A) 업계가 놀라고 있다. ‘피보다 진한 게 돈’이라는 M&A업계 속설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LIG그룹과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는 3일 LIG손해보험 인수 적격 후보(쇼트리스트)를 확정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LB인베스트먼트가 제외됐다. 매각 관계자는 “LB인베스트먼트 외 인수전에 참여했던 다른 범 LG계열 기업도 쇼트리스트에서 빠졌다”며 “‘L’자가 붙은 기업(범 LG가 기업)들은 모두 제외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IB업계는 이에 대해 LIG그룹이 회사를 ‘진성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LIG손보는 매각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구속됐던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CP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작년 하반기에 결정됐다. 하지만 지난달 항소심에서 구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알짜 기업 매각을 철회하거나 PEF에 잠시 파킹해 둘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었다.
특히 LB인베스트먼트는 구본천 대표가 구본무 회장의 사촌동생이라는 점이M&A를 좌우할 변수중 하나로 지목됐다. LB인베스트먼트도 인수 후보들에게 “LIG손보가 보유한 범 LG계열의 기업 보험들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며 마케팅을 했다. 롯데손보나 MBK파트너스 등 유력한 인수 후보들은 LB인베스트먼트에 “컨소시엄을 이뤄 M&A를 추진해 보자”는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B인베스트먼트가 인수부조자에서 배제된 것은 실무자들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며 “오너 입장에서 파킹거래를 한다는 오해를 받기 싫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H&Q 등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모색했던 PEF들도 인수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LIG손해보험 쇼트리스트에는 롯데손해보험, 동양생명, MB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KB금융지주, 중국의 푸싱 그룹 등 6곳이 포함됐다. KB금융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가격을 제시해 조건부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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