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T' 직원 3명 중 2명 내보낸다 … 특별 명예퇴직 실시

입력 2014-04-08 14:01
수정 2014-04-08 16:06

KT가 직원 3명 중 2명을 내보내는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일부 업무는 자회사에 넘겨 몸집도 줄인다.

KT는 8일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KT가 인력조정에 나선 것은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KT는 근속 연속 15년이 넘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수 3만2000여명 중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2만3000여명에 이른다. 사실상 전체 직원의 72%를 명예퇴직 대상자에 올린 셈이다.

이번 특별 명예퇴직은 KT가 직면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결단이다. KT는 황창규 신임 회장 취임 이후에도 대규모 해킹과 자회사 직원이 연루된 대형 금융사고,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두 번째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악재에 시달려왔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전체 임원수를 기존 3분의 2 규모로 축소하는 내용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축소하고, 전체 임원 수도 27% 대폭 줄였다.

이번 특별명예퇴직을 통해 고비용·저효율의 인력구조를 효율화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신규 채용은 전년보다 확대해 조직 전체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명퇴 직원들은 근속기간 및 정년 잔여 기간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지급받는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추가로 가산금을 받거나 KT M&S 등 그룹 계열사에서 2년 간 근무할 수도 있다.

퇴직금 이외 받을 수 있는 총액은 평균적으로 퇴직 전 급여의 2년 치다. 지난 2009년 명퇴 때 지급했던 금액보다 다소 상향된 규모다.

명퇴는 이달 10일부터 24일까지 희망자 접수를 받는다. 25일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30일 퇴직 발령하는 일정으로 진행한다.

KT경영지원부문장 한동훈 전무는 "회사가 경영 전반에 걸쳐 위기상황에 처함에 따라 직원들이 고용불안 및 근무여건 악화를 우려해온 것이 현실" 이라며 "노사가 오랜 고민 끝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제2의 인생설계’의 기회를 주는 것이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명예퇴직과 함께 KT는 노사 합의에 따라 오는 5월부터 현장 영업, 개통, 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KT M&S, KTIS, KTCS 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할 예정이다. 유선매출 급감 및 무선 가입자 감소, 인건비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고려한 사업합리화 차원의 조치다.

또 정년 60세 연장 법제화라는 국가 정책 수용 및 이에 따른 인건비 완화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2015년 1월1일 자로 도입할 예정이다. 어려운 경영상황을 고려해 대학 학자금지원제도 폐지 등 일부 복지제도도 개편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