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 발생한 어닝 쇼크로 놀란 시장을 일단 안심시켰다는 평가다.
이제 관심은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상승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지에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5가 세계 시장에 출시되는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9조원 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는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 1분기 무난한 성적표…스마트폰·반도체 선방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53조 원, 영업 이익 8조4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0.25% 늘었고 영업이익은 4.33% 감소했다. IT&모바일(IM) 부문의 양호한 성적과 반도체의 견조한 흐름 덕분에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IM 부문 6조 원, 반도체 2조 원, 디스플레이 2000억 원, 소비자가전 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IM 부문은 갤럭시S4, 갤럭시 노트3와 함께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 그랜드 등 중저가 제품을 합쳐 9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는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5의 공급 확대로 영업이익이 9조 원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갤럭시S5는 지난 달 27일 국내 시장에 일부 물량이 먼저 출시됐지만 정식 출시일은 이달 11일부터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TV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가전도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1분기보다 약세를 보일 수 있단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적이 시장을 안심시켰다면 2분기부터는 상승 흐름이 보다 뚜렷해질 것"이라며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영업 이익은 9조 원을 충분히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업 이익이 지난해 3분기 수준인 10조 원을 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7~8% 가량 늘어난 9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갤럭시S5 출하량 증가로 IM 사업 부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2분기, 실적 상승 본격화…주가 우상향 흐름 지속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1분기 실적 발표 후 일시적인 약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점진적인 우상향 흐름은 유효하다는 시각이 높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120만 원 초반대를 지루하게 횡보하다 외국인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 달 26일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124만 원대에서 전날 139만 원까지 올랐다. 이날 오전 9시35분 현재 137만7000원을 기록 중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전통적으로 그래왔듯 실적 발표 이후 짧은 기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며 "2분기부터 IM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주가는 이내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5, 갤럭시노트4 등 고가 스마트폰 출시로 2,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며 "삼성전자 주가도 150만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정혁현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