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아직도 노트북만 쓰니?…더 똑똑해진 태블릿의 매력 '누려~'

입력 2014-04-08 07:10
태블릿 선두 아이패드, 누적 판매 2억대 돌파
OS 경쟁도 치열해져 안드로이드 점유율 2013년 애플 웃돌아
인텔, 베이트레일 출시 후 윈도 태블릿 성장 가속도


[ 김보영 기자 ]
#1.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인데 문서를 급히 수정해야 할 일이 생겼다. 처음부터 새로 쓸 것도 아닌데 가방에 있는 노트북을 꺼내기는 번거롭다. 손 안에 있는 태블릿PC의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화면에 뜬 자판으로 문서를 고친다. 실제 키보드가 아니라 터치 방식으로 이용해야 하는 가상 키보드여서 흐느적거리는 ‘문어 타법’을 써야 하지만 노트북을 여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하다.

#2. 독서를 하고 싶지만 종이책을 갖고 다니면 가방이 무겁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보자니 화면이 작아 눈이 아프다. 태블릿PC를 구매해 전자책 앱을 깔았더니 큼지막한 활자가 잘 보인다. 언제 어디서나 틈이 날 때마다 앱을 실행하면 읽던 페이지가 그대로 뜬다.

태블릿PC가 바꾼 디지털 시대의 생활상이다. 애플이 4년 전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태블릿PC의 전망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했지만 어느새 PC 시장의 바통을 넘겨받아 가장 성장성이 높은 기기가 됐다. 지난달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태블릿PC 시장 출하량이 2억7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39% 증가한 것이다.

○아이패드, 태블릿 시대 개막

태블릿PC 보급의 서막을 연 것은 애플이다. 애플은 2010년 4월 미국에서 첫 아이패드를 출시했다. 키보드 없이 터치 방식으로 입력하고, 한 손으로도 들 수 있어 영화 드라마 게임 출판 등 다양한 콘텐츠 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넷북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거나, 기존 스마트폰에서 크기만 키웠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논란은 4월3일(현지시간) 출시 당일 잦아들었다. 아이패드 구매 희망자들이 애플스토어 앞에 길게 줄을 섰고, 첫 주말에만 30만대가 팔렸다. 본격적인 태블릿PC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11월 7인치의 갤럭시탭을 내놓으며 응전에 나섰다.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레노버 에이수스 LG전자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기업이 뛰어들어 다양한 운영체제(OS)와 크기, 성능을 갖춘 태블릿PC가 속속 시장에 출시됐다. 시장 1위 업체인 애플이 아이패드 1세대부터 지난해 말 내놓은 아이패드 에어까지 지금까지 판매한 아이패드 누적 대수는 2억대에 달한다.

○OS 경쟁도 치열

태블릿PC 시장이 커지면서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로 태블릿PC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OS로 살펴보면 최근 안드로이드 태블릿 진영에 처음으로 1위를 내줬다. 지난달 가트너는 작년 한 해 동안 안드로이드 OS 태블릿PC가 1억2090만대 판매돼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시장점유율은 61.9%로 36%인 애플을 처음으로 웃돌았다.

경쟁사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패드에 비해 중저가 라인까지 다양하게 형성하며 빠르게 뒤를 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위 추격자인 삼성전자가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태블릿 판매량은 지난해 3741만대에 달해 전년 대비 336% 성장했다. 그 뒤를 에이수스(1104만대) 아마존(940만대) 레노버(653만대) 등이 쫓고 있다.

지난해 말 인텔이 출시한 모바일 프로세서 베이트레일을 탑재한 태블릿이 나오면서 PC와 같은 환경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윈도 OS도 각광받는 추세다. 기존 윈도 OS는 다소 무겁다는 평가를 받으며 안드로이드나 iOS를 탑재한 태블릿에 비해 성능과 사용시간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하지만 최근 ‘베이트레일 효과’로 레노버 에이서 에이수스 등 후발주자들이 이를 탑재한 태블릿PC를 속속 내놓고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