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헬스케어 주식 뜬다⑭]녹십자, 수출 및 북미 진출 기대감이 모멘텀

입력 2014-04-07 14:24
헬스케어·뷰티 주식이 달라졌다. 제약과 화장품은 내수를 넘어 수출주로 진화하고 있다. 기대감이 상승동력(모멘텀)이었던 바이오 관련주들은 실적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의료기기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진출에 나서 고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한경닷컴]은 2014년 헬스케어·뷰티 산업의 전망을 시작으로 모멘텀 부각이 기대되는 주요 종목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올해 녹십자 주가를 움직이는 동력은 수출과 해외 진출 전략 가시화가 될 전망이다. 녹십자는 경쟁이 심해지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수출을 통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7일 녹십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13년 수출은 1516억원으로 전년의 971억원보다 56% 급증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관인 범미보건기구(PAHO) 독감백신 입찰에서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2400만달러를 수출했고, 수두백신 입찰에서도 1700만달러 전량을 수주한 덕분이다.

올 1월에도 PAHO의 2014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2300만달러의 독감백신과 400만달러의 면역증강제(IVIG)를 수주했다. 독감백신의 경우 지난해 연간 수주액과 맞먹는 규모다. WHO 독감백신 입찰 자격은 세계에서 녹십자를 비롯해 4개의 회사만이 확보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녹십자가 유일하다.

녹십자는 2014년 2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독감백신 추가 수주·혈액제제 美 진출 모멘텀 기대

올해 독감백신은 지난해를 뛰어넘는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수주에 이어 다음달 북반구 대상 PAHO 입찰에서 수주가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녹십자가 5월 입찰에서 12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출현으로 인한 우려 역시 수출을 통해 대응한다는 것이 녹십자의 방침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일양약품이 독감백신 시장에 진출했으며, 내년에는 SK케미칼도 시장에 참여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독감백신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약 120억원 증가해 내수 시장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에서 임상3상이 완료된 IVIG의 북미 시장 진출 전략 구체화도 긍정적이다. 녹십자는 캐나다 자회사 GCBT가 지난 4일 캐나다 퀘벡 주정부 및 관련 기관과 혈액분획제제 공장 설립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녹십자는 주요 제약사 중에서 외국인 지분이 가장 많다"며 "이는 녹십자가 추진하고 있는 독감백신 수출 확대와 혈액제제의 미국 상업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혈액제제의 미국 상업화와 관련한 생산설비 및 마케팅 계획 구체화가 녹십자 주가수준 상승에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인 IVIG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물의약품허가(BLA)를 신청할 예정이다. 내년 FDA 허가가 예상되고 있다.



◆ "2분기 실적 기대감 커질 것"

올 1분기 녹십자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에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보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수주한 2300만달러 독감백신 수출 중 30% 정도만 1분기에 인식되고, 연구개발 비용이 해외 임상 진행으로 많아지면서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155억원보다 적은 125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해외 임상비용이 1분기에 평균 이상으로 집행돼 2,3분기는 비용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또 독감백신 수주액의 대부분이 2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라,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봤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이후 녹십자의 실적과 해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