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山林富國을 위해

입력 2014-04-04 21:14
수정 2014-04-05 04:15
우리 부모들이 땀으로 일군 산림녹화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이어받아야

윤영균 < 국립산림과학원장 >


올해는 유난히 많은 지역에서 나무 심는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나무를 심는 마음은 가볍겠지만 그 마음가짐은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 정주영 회장의 5대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것은 산림을 가꾸고 연구하며 숲을 통한 치유와 산림복지를 꿈꾸는 우리에게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다.

먼저 ‘창조적 사고’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과거 1960~70년대에 본격 시작된 대규모 조림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녹화 성공 국가가 됐다. 하지만 이제부턴 신개념의 ‘재조림’ 시대를 열어야 한다. 다 자란 나무는 수확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나무를 심고 가꿔 경제적 가치가 높고 경쟁력이 있는 숲으로 만들어야 할 시기가 왔다. 창조적 사고로 고정관념을 없애야 한다.

두 번째는 ‘캔두(Can Do)이즘’이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국토는 황폐해졌지만 전 국민이 참여한 녹화사업으로 국토의 65%가량이 산림으로 채워졌다. 국민들의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신념이 바탕이 된 결과다. 이제부턴 산에서 소득을 올리고 산림의 경제적 가치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는 ‘글로벌 마인드’다. 세계 각국은 경제영토 확장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임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다가오는 시대는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해 해외 조림지 확보 등을 통한 목재 자원화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임업영토 확장을 위해 세계의 숲까지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네 번째는 ‘사회적 책임’이다. 국토 녹화는 과거 세대의 땀방울로 얻은 성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그들의 값진 희생에 보답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치유의 숲 조성으로 국민건강 증진과 산림의 다양한 공익기능 향상은 사회적 책임을 실현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통일 대비’다. 연초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통일을 ‘대박’으로 표현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남북한 간 긴장 상황에서도 우리는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 20여 년간 산림의 30% 이상이 감소했고, 매년 가뭄과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북한 녹화사업은 조속히 실행해야 할 과제이며 양묘와 조림기술 등의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가 정성 들여 심은 나무가 잘 자라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까지 건강하게 하는 아름다운 치유의 숲이 될 것이다. 열매가 필요할 때 씨앗을 뿌리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훗날의 산림 부국을 위해 미리 씨앗을 뿌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윤영균 < 국립산림과학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