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코리아] "美 학부모, 자녀들이 코딩 모르면 좋은 직업 갖기 어렵다는 것 알아"

입력 2014-04-04 20:52
윌슨 코드닷오알지 COO

'국·영·수' 강조 한국 교육 코딩에 관심을


[ 임근호 기자 ] “한국 엄마들의 교육열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목표에만 너무 치중하다간 오히려 자녀의 미래를 해칠 수 있어요.”

최근 미국 워싱턴 사무실에서 만난 캐머런 윌슨 코드닷오알지(code.org)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앞으로는 컴퓨터 코딩 능력이 아이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좋은 대학에 자녀를 보내는 것만큼이나 코딩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대학입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데 당장 필요한 국어 영어 수학만 강조되다 보니 코딩 교육이 미국처럼 활성화되긴 어려울 수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윌슨 COO는 “수능 과목에 컴퓨터 코딩을 집어넣는다든지,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코딩 교육을 활성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옆집에는 미국 최고 명문인 토머스제퍼슨 과학고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한국인 가족이 살고 있어 한국인의 교육열에는 친숙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드닷오알지는 전직 마이크로소프트(MS) 임원이자 엔젤투자자인 하디 파토비와 벤처기업가 알리 파토비 형제가 지난해 세운 비영리단체다. 지난해 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빌 게이츠 MS 창업자 등을 내세워 아이들에게 컴퓨터 코딩을 가르치자는 ‘아워 오브 코드’ 캠페인을 진행해 2000만명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그는 “유명인이 대거 캠페인에 동참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실제로 미국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자기 자녀들이 코딩을 모르면 앞으로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깨달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들 자신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왔는지 체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앞으로 컴퓨터를 모르면 어떤 직업을 갖든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윌슨 COO는 “코딩 교육은 아이들을 똑똑하고 창의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학에서 4차 방정식을 푸는 해법은 한 가지밖에 없지만 컴퓨터 코딩은 각자의 독특한 발상으로 접근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능력을 길러주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코딩 교육의 장점을 설명했다.

워싱턴=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