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로 홀로서는 구본걸 회장, 연봉 두 배 수준 자사주 매입

입력 2014-04-02 21:13
수정 2014-04-03 03:54
CEO 투자노트


[ 허란 기자 ] 구본걸 LF 회장(사진)이 연봉 두 배가 넘는 17억원을 들여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회사 이름을 LG패션에서 LF로 바꾸는 데 맞춰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8일부터 3거래일 연속 6만6000주(0.23%)를 사들였다. 총 17억7398만원어치로 구 회장이 지난해 받은 연봉(8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구 회장의 지분율은 18.82%(535만6190주)로 올랐다.

구 회장의 이번 주식 매입은 사명 변경에 맞춰 바닥을 치고 있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LF는 지난 1일 LG패션에서 사명을 바꾸고 의류업체에서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혜련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명 변경은 주식가치의 변화와는 관계가 없다”면서도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구 회장이 주식을 매입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구 회장이 주식을 살 때마다 공교롭게도 LF(옛 LG패션) 주가는 올랐다. 구 회장이 2010년 4월19일~5월13일 44억원(17만주)어치 주식을 사들인 뒤 2만6000원대였던 주가는 3만4900원(10월8일)까지 올랐다. 2011년 2월10~16일 구 회장이 36억원(12만주) 상당의 주식을 산 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며 5만4700원(8월19일) 최고가로 올랐다. 주가가 하향세를 보인 지난해 7월5일~8월2일엔 83억원(30만주)어치 주식을 매입했으며 이에 주가는 두 달여 만에 상승 반전해 3만원대를 회복했다.

구 회장은 이번에도 주가가 2만5800원까지 떨어지자 주식 매수에 나섰고 이날 2만7950원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구 회장의 주식 매입이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 한섬·신세계인터내셔널 등 전반적인 의류업체 주가 상승의 연장선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