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자녀와 롤녀가 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입력 2014-04-02 09:53
수정 2014-04-02 10:18
<p>얼마 전, H양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산 중턱에서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꿈을 꾸었다. 푹푹 발이 빠지는 눈 속에서 '봄에 무슨 눈보라야?'라고 꿈속에서조차 투덜거리던 그녀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도 확인하기 전 꿈에서 깨버려 왠지 모를 찝찝함과 함께 '개꿈인가?'라는 생각으로 까맣게 잊고 있었다.</p> <p> 하지만 개꿈이 아니었다. 며칠 뒤, 메일을 통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테크니컬 알파키를 획득한 것. 테스트를 한다는 이야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당첨이 된 것이다. 눈보라사가 준 로또였다.</p> <p>■ 와우 마니아 H양과 열혈 롤 유저 L양</p> <p>H양에 대해 잠시 소개하자면, 그녀는 자타공인 블리자드 마니아다. 이리저리 찔러본 게임은 많지만, 번번이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포기하던 그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어느덧 6년째 함께하는 게임이다. 여대를 나와 다른 친구들이 카페를 갈 때도 꿋꿋하게 '난 PC방 갈래'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그녀의 별명은 '와우녀'였다. 친해지면 개인기로 멀록 소리와 트롤 여자 캐릭터 웃음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니 말 다했다.</p> <p>따라서 알파 테스트키에 당첨된 H양은, 당장이라도 PC 앞에 앉아 과자와 음료수 한 캔을 하며 게임을 하고 싶지만 선약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p> <p>우연인지 운명인지, H양이 이날 만난 친구는 L양이었다. L양으로 말할 것 같으면, H양과 마찬가지로(혹은 더 심하게) 게임을 사랑하는 친구다. 2년 넘게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즐긴 유저로, 롤을 즐기지 않는 H양에게 '제발 같이 하자'라며 끈덕지게 조르는 사람이다.</p> <p>물론 롤 외에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서든어택', '스타크래프트'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두루두루 섭렵해 웬만한 남자 사람보다 게임을 잘하는 보기 드문 여성상이다.</p> <p>블리자드 신작 '히어로즈'의 따끈따끈한 알파키를 획득한 블덕과 블리즈컨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히어로즈'에 대해 들은 롤덕이 만났다. 이름도 마치 지어낸 것처럼 L양(롤)과 H양(히어로즈)이다. 이날 두 여자의 맥주 안주는 단연 '히어로즈'가 되었다.</p> <p>■ '상상해봐. 네가 칼날 여왕이야. 기분이 어떨거 같아?' </p> <p>H양은 일단 앉자마자 거두절미 '대박사건! 나 히어로즈 알파키 당첨됐어'라며 자랑은 늘어놓았다. L양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에 화색이 돌며 'PC방 고?'를 외친다. H양은 '이거 서버가 미국에 있어서 약간의 끊김이 있을 수 있다던데, 우리 동네 PC방에서는 어림도 없을 듯. 게다가 영어임'라고 이야기하며 그녀를 진정시켰다.</p> <p>L양은 '근데 히어로즈 어떤데? 블리자드거라 기대되기는 하는데, 어떤지 스크린샷만 봐서 그런지 감이 안오네'라고 물었다.</p> <p>사실 H양은 이전에 '히어로즈'를 살짝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다. '블리즈컨 2013'와 '지스타(G-Star) 2013'도 다녀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거기서 히어로즈에 홀딱 반한 채로 돌아와 몇 개월 동안 히어로즈 앓이를 했다. 블리자드 개발자들에게 에너지 드링크라도 사주면서 '빨리 개발해주세요. 현기증 나요'라며 채찍질을 하고 싶을 만큼 기대를 하기도 했다. </p> <p>'게임 플레이의 큰 방향은 같은 AOS 장르니까 롤과 완전 다르다고는 못하지. 마음에 드는 영웅을 골라서 팀으로 싸우는 전략 게임이니까. 하지만 가장 큰 강점은 방대한 블리자드 세계관 속 캐릭터가 되어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아직 깊게는 해보지 못했지만, 롤과 미묘하게 다른 게임성으로 신선하기도 해.'</p> <p>실제로 블리즈컨에서 '히어로즈'가 소개될 때, 유저들은 시네마틱 영상을 보며 행사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배경에서 '노바'와 '짐 레이너', '티리엘'과 '디아블로', '칼날 여왕', '리치왕'이 뒤엉켜 싸우는 모습은 '어벤져스'를 보는 느낌이었다. </p> <p>이번 알파 테스트에서 '디아블로' 속 영웅 티리엘, 디아블로, 악마사냥꾼, 부두술사, 야만용사가 등장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짐 레이너, 칼날 여왕, 노바, 태사다르, 제라툴, 아바투르, 공성전차를 플레이 할 수 있다.</p> <p>마지막으로 '워크래프트' 시리즈에서는 리치왕, 우서, 무라딘, 말퓨리온, 일리단, 티란데, 폴스타드, 가즈로, 누더기, ETC(정예 타우렌 치프턴)까지 총 22종의 영웅이 등장한다.</p> <p>H양은 '상상해봐. 네가 칼날 여왕이야. 기분이 어떨 거 같아? 아니면 티란데야. 일리단과 말퓨리온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대여사제 티란데라고. 말퓨리온이랑 일리단이랑 함께 싸우는 거야'라며 상상에 빠졌다. </p> <p>■ '아이템이 없는 건 롤과 정말 다르네' </p> <p>L양은 '음.. 블리자드 세계관 속 캐릭터로 하는 건 확실히 끌리긴 해. 그럼 어벤져스같은 느낌 말고 롤과 미묘하게 다른 게임성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뭔데?'라고 다시 묻는다.</p> <p>아직 본격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해보지 못한 H양은 살짝 당황할 수밖에 없었지만, 어느 순간 자존심 싸움(?)이 되어버린 L양과의 대화에서 질 수 없었다. 잠시 생각한 끝에, 아이템에 대해 이야기했다.</p> <p>사실 H양이 롤에 정을 붙이지 못한 이유는 이렇다 할 스승이 없어서가 큰 이유 중 하나다. 남자 사람 친구에게 롤을 배우려하면 깊은 한숨은 둘째치고, 타박이 이어졌다. 익숙하지 않아 자꾸만 잘못된 아이템을 선택하는 그녀에게 '때려쳐'라는 말이 돌아오고, L양에게 알려달라 하니 냉정하게도 '네이버 지식인에서 필수 아이템 찾아서 보면서 해'라며 고개를 휙 돌려버렸기 때문이다.</p> <p>H양은 L양이 찔려하길 바라면서 '일단 히어로즈는 아이템이 없어. 대신 특성 제도가 있어서, 플레이하다보면 자동으로 옆에 특성이 떠서 읽어보고 선택하면 돼. 물론 와우의 특성처럼 나중에는 꼭 필요한 국민트리가 생길 수도 있지만,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보다 직관적으로 영웅을 강화할 수 있어'고 이야기했다.</p> <p>L양은 이를 듣더니, '아이템이 없는 건 롤과 정말 다르네'고 말했다. 그녀는 '롤에서는 스노우볼 효과라고 일단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이게 눈덩이 불어나듯 엄청난 격차로 바뀌거든. '좋은 아이템을 산다-> 더 세진다-> 상대편을 죽인다' 이 세 가지의 반복이거든. 어? 잠깐, 그럼 막타 개념은?'이라 묻는다. </p> <p>'히어로즈'에서 막타(마지막 타격)의 개념은 없다. 롤을 배울 때 L양은 '자, 지금부터 가장 중요한걸 가르쳐줄게. 무조건 막타를 먹어야해. 클릭클릭 해봐. 아니아니~ 아무나 클릭하지 말고, 피통을 보면서 막타 치면 죽을 것 같은 애들을 광클하란 말야'라며 '막타는 생명'을 외치곤 했다. 하지만 '히어로즈'에서는 전략과 손가락이 생명이다.</p> <p>H양은 '또 있어. 일단 플레이 시간이 짧아. 길어야 한 20~30분이면 한판 할 수 있어'고 말했다. L양과 PC방에 간 그녀는 늘 기다리다 지치곤 했다. 항상 '금방 끝나'라고 말하는 L양이지만, 마치 여자친구가 '나 준비 거의 다해가' 혹은 '거의 다 와가'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한참을 더 기다려야했기 때문이다.</p> <p>■ '일단 나오면, 한번 해볼 것 같긴 해' </p> <p>L양은 머쓱한 듯 맥주를 꿀꺽꿀꺽 마시더니, '그럼 넌 승산이 있다고 봐? 요즘은 대부분 롤 하잖아. 아무리 블리자드라고 해도 어렵지 않을까. 더군다나 사람들이 이미 롤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스킨 같은 걸 많이 산 사람도 있을텐데'고 나지막히 물었다.</p> <p>H양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글쎄, 뭐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같이 와우하던 친구들 중에 롤을 하는 애들이 많거든. 원래 블리자드 게임을 좋아하고 플레이했던 유저들 중에 롤로 넘어간 사람들도 많을테니, 이런 사람들은 히어로즈가 나오면 플레이해보지 않을까?'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p> <p>이어 '사실 와우는 '월드 오브 인맥크래프트'라고 할 정도로 커뮤니티가 끈끈한 게임인데, 옛날 친구들하고 같이 플레이하는 재미도 있고. 배틀넷으로 연결될 테니 와우나 스타, 하스스톤 하는 사람들하고도 함께 할 수 있고. 꽤 할 것 같은데? 너도 해볼 거 아님?'고 되물었다.</p> <p>L양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단 나오면 한번 해볼 것 같긴 해'고 말했다. 결국 블자녀와 롤녀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기대되는 게임, 블리자드 세계관 속 영웅들로 어벤져스 효과가 예상되지만, 기존의 AOS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지켜봐야 할 게임으로 결론을 내리며 술자리를 마무리지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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