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엔 '年 3%대 금리' 숨어있다…저금리 서민전용·학자금 대출도 매력

입력 2014-04-02 07:01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이하 예금은 저축銀 도산해도 돌려받아
분산 예치하면 안전


[ 이지훈 기자 ]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정기예금은 안정적이지만 자산을 불리는 용도로는 적절치 않다. 현재 연 2%대 후반의 정기예금 금리에서 세후 수익률을 빼면 연 2%대 중반, 여기다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실질 금리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 같은 저금리 상황은 저축은행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3%포인트 금리가 높던 저축은행도 최근 시중은행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가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또한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서민 전용상품이나 학자금대출 저금리 상품을 제2금융권에서도 내놓고 있어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저금리 기조 속에도 여전히 연 3% 이상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저축은행도 있다. 영업정지를 당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이하의 예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여러 곳에 분산 예치하면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일부 저축은행 금리 연 3%대

저축은행 10곳 중 1곳은 평균 예금 금리가 시중은행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기준 저축은행 중앙회에 등록된 93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는 연 2.82%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2월 평균 예금금리가 연 2.86%를 기록,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시중은행 평균금리(2.63%)보다 낮은 저축은행은 삼보(2.4%), 공평·예신·예주·SBI2(2.5%), 현대·한신·흥국·부산HK(2.6%) 등 모두 9곳에 이르렀다. 예금 금리 연 2%대 저축은행은 전체 80%에 해당하는 74곳에 달했다. 지난달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는 차이는 0.23%포인트에 불과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시중은행과 2~3%포인트 금리 차가 벌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저축은행의 2월 일반대출 평균 금리는 연 10.07%로 전달보다 1.54%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계속 내려가는 것은 대출이 부진하면서 여유자금이 늘어 역마진을 우려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가 연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업계 상황을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간 경쟁 심화와 정부의 서민 금융상품 공급 등으로 인해 대출할 곳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융감독당국이 저축은행에 엄격한 충당금 기준까지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한 저축은행 업계는 저금리 기조 속에 우량 고객을 시중은행에 빼앗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하지만 연 3%대 정기예금 금리를 유지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저축은행도 있다. 조흥저축은행과 대원저축은행은 연 3.16%의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하고 있다. 3% 벽을 지키고 있는 저축은행도 19곳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대적 고금리로 특판을 실시하는 저축은행을 잘 활용하면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이하의 예금은 저축은행이 도산하거나 영업정지를 당하더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며 “만약 8000만원이 있다면 4000만원씩 나누어 고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두 곳에 분산 예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저금리 대출상품 적극 이용

정부는 대출금리 인하를 통한 서민금융 활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국민행복기금·미소금융·햇살론 등 산재한 서민금융을 한데 모은 서민금융총괄기구를 만들어 공적대출 중개 역할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관련법을 제정해 내년 상반기 중 기구를 설립하고 서민을 상대로 대출 상담 등 최적의 대출상품을 안내할 방침이다. 이는 민간 금융회사들이 대출모집인에게 주던 수수료 절감이 가능해 서민 대상 대출상품의 금리를 낮출 수 있다. 금융위는 기존 상품보다 5~7%포인트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서민금융 지원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캐피털 저축은행 등도 앞다퉈 저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서민 전용상품이나 학자금대출 상품 중에 저금리 상품이 눈에 띈다. 친애저축은행은 연 5%대 학자금대출 상품을 내놨다. 친애저축은행의 자녀미래론은 대학생을 포함해 자녀 교육비가 필요한 고객에게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연 5%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최장 6년간 원리금을 균등 상환하는 상품으로 대출한도는 신용등급·심사 기준에 따라 최대 1000만원까지다.

IBK저축은행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대출금리인 연 8~9%대로 서민자금, 저신용자(6등급 이하), 저소득자(연간 3000만원 이하)의 신용대출인 햇살론을 판매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의 고금리 신용대출은 신용등급 하락을 야기하기 때문에 햇살론의 대환자금을 통해 고금리 대출을 갚게 되면 신용등급도 올리고, 대출이자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저축은행은 ‘KB착한대출’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덜기 위해 저축은행에서는 파격적인 평균 연 19%대 저금리를 적용하는 소액신용대출 상품이다. KB착한대출은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인 직장인, 연금소득자,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판매한다.

○우대금리·각종 혜택 체크카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은행마다 챙겨주는 우대금리를 꼼꼼히 살펴본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우대금리는 은행에 따라 급여이체, 신용카드 결제계좌 지정 등을 하면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의 윙고빙고 적금은 취업, 추천 등을 하면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연 3.2%의 금리를 얻을 수 있다. 본인 명의의 윙고통장 및 신용·체크카드(윙고·2X)가 있으면 0.1%포인트를 얹어주는 식이다.

저금리 시대에 현명한 소비로 무리한 지출을 줄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책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계좌에 있는 돈만 사용한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고, 소득공제 혜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작년에 체크카드는 소득공제율이 30%까지 확대됐다. 체크카드 하루 이용 한도도 기존 200만~300만원에서 올해부터 최대 600만원으로 늘어났다.

실제 체크카드 이용 고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구매 실적은 모두 581조6000억원으로 2012년의 560조3000억원과 비교해 3.8%(2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488조9000억원으로 2.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체크카드 이용 실적은 92조7000억원으로 12.6% 늘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