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김황식 새누리 서울시장 예비후보 동행 인터뷰
백인제 가옥 방문해 '시장공관 이전·철회' 비판
관료형 지적에 "개혁·혁신적인 일들 많이 했다"
[ 은정진 기자 ]
“안녕하세요. 서울시장 후보 김황식입니다. 서울을 관광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나요.”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일 첫 일정을 5호선 광화문역 앞에서 시작했다. 그는 오전 9시40분께 6번 출구 앞 매표소에서 직접 1만2000원짜리 탑승권을 구입한 뒤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 남대문 등 서울 인기 관광명소를 순환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에 올라탔다. 당의 경선관리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칩거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30일 오후 경선 활동 재개를 선언한 뒤 소화한 첫 외부 공식 일정이다.
김 전 총리는 서울시티투어버스에 탄 외국인 관광객을 만나 영어, 독일어, 일본어로 “전직 총리인 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습니다. 즐겁게 돌아보시다 혹시라도 개선할 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북촌 한옥마을에서는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먼저 다가가 “몇 번째 방문이냐, 한옥마을 어떠냐”고 묻고 기념촬영도 했다. 관광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도 “전통문화와 관광산업은 개발과 보존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균형을 무너뜨린 행정을 펼쳐온 것 같다”며 박원순 시장의 문화관광 정책에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북촌의 백인제 전통가옥을 방문한 자리에선 “100년이 넘은 이 가옥은 원래 오세훈 전 시장이 북촌 시민들과 외부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준비한 곳”이라며 “이곳을 박 시장이 시장 공관으로 쓰겠다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지만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포기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떻게 전통 문화유산에 대한 계획을 바꿔 독점적인 시장 공관으로 쓰려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게 박 시장의 오락가락 행정의 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40여년 공직에 몸담았던 김 전 총리의 약점 중 하나는 ‘딱딱한 관료형 이미지’다. 김 전 총리 캠프도 이런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친근한 시장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 홍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날 옷차림도 파란색 캐주얼 정장으로 맞추는 등 젊고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기자와 만나 “앞서 (미국에서) 귀국할 때 말한 대로 내 맘속엔 마그마가 끓을 정도의 열정과 계획이 있다”며 “나를 관료형이라고 하는데 항상 주어진 직책을 성실히 수행함은 물론 그때마다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일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 캠프 측과 주고받은 최근의 네거티브 공방에는 말을 아꼈다. 지난달 31일 정 의원의 비전 선포식에 불참한 것은 먼저 약속이 잡힌 행사가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정 의원이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귀를 물어뜯는 타이슨처럼 정치판에도 반칙하는 사람이 있다”며 간접적으로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그런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오후에는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에 있는 쪽방 상담센터와 쪽방촌을 둘러봤다.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자신있는 점이 뭐냐고 묻자 “개별 사안은 말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국정 경험을 통해 체득한 행정 노하우가 알뜰하게 서울 시정을 펼칠 수 있는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