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잠실운동장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기능 벤치마킹
잠실운동장 리모델링해 K팝 등 콘텐츠 강화
코엑스-한전 연계 국제 컨벤션 중심으로
도심공항터미널은 영동대로 지하로 이전
[ 김진수 / 이현진 기자 ]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기능을 벤치마킹하라.’ 서울시가 1일 발표한 삼성동 일대 개발계획의 콘셉트에는 마리나베이샌즈의 청사진이 겹쳐져 있다.
2010년 완공된 마리나베이샌즈는 싱가포르 남쪽 바다 매립지에 복합리조트 형태로 개발됐지만 핵심은 호텔 컨벤션 쇼핑몰 카지노 등으로 꾸며진 국제업무·오락단지다. 싱가포르 핵심 관광지로 부상하며 일자리 2만개 이상을 창출했다. 서울시도 한전 부지 등을 기존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 등과 한데 묶어 컨벤션·국제업무·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강남의 글로벌 교류지역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조성
코엑스는 현재 컨벤션 공간 4만7000㎡에 3만5000㎡를 추가로 증설해 총 8만2000㎡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 전시장 상부에 1만9000㎡의 전시·컨벤션 시설을 더해 코엑스~한전을 연계하는 국제 컨벤션 중심공간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영동대로 지하개발 때 도심공항터미널을 영동대로 지하로 이전하고 기존 공항터미널 부지를 활용해 1만6000㎡를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올해 일부 부지(2만2650㎡)를 우선 매각해 국제업무 및 마이스 지원시설 등을 건립하도록 할 예정이다. 잔여부지는 국제기구 전용공간 및 문화시설 등 공공용도로 유보하되 향후 다양한 논의 과정을 거쳐 개발방식을 결정하기로 했다.
시설이 노후한 잠실종합운동장은 국제 수준의 경기를 할 수 있는 규모로 시설을 개선해 ‘스포츠 메카’로 조성한다. 더불어 K팝 등 한류 문화 확산거점으로 공연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복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경기장과 실내체육관은 리모델링 등을 통해 시설을 개선하고, 수영장은 주차장부지를 활용해 국제규격에 맞게 신축할 계획이다.
○한전 부지 ‘사전협상제’ 적용
한전과 옛 한국감정원 부지는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사전협상을 통해 세부 개발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내년 말까지 매각 예정인 한전 본사 부지에는 1만5000㎡ 이상의 전시·컨벤션과 국제업무, 관광숙박시설을 채워 새로운 국제업무·마이스 핵심 공간으로 조성한다. 또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하는 대신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을 통해 부지면적의 40% 내외를 기부(토지, 기반시설 등)하도록 했다. 기부 비율은 용적률 상향 정도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토지 공원 등 기반시설이 포함된다.
옛 한국감정원 부지에 들어설 건물엔 저층부에 문화, 상업 등의 시설을 설치하고 인접한 탄천변까지 보행통로를 연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변 거리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곳의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높이면서 부지면적의 20% 안팎을 기부채납할 방침이다. 이때 건물 높이는 탄천 등 주변 여건을 고려해 조화로운 경관 형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시민 전문가 및 관련 단체 등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개발의 큰 방향을 정하고 시설별 계획내용, 사업 시행시기, 개발방식 등을 결정한 뒤 단계별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동 부동산 가치 높아질 듯
부동산 업계에서는 “삼성동 일대 개발 밑그림이 그려졌다”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강남역과 더불어 삼성역 일대가 강남을 대표하는 상권 및 업무지구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대백화점과 인터컨티넨탈호텔이 있는 지역과 달리 한전 부지 등 주변은 그동안 개발 무풍지대였다”며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일대의 부동산 가치가 높아져 주변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피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수/이현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