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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출 497억弗 역대 2위…수입도 증가세
반도체장비 199%·디젤車 63% 수입 급증
제조업 경기전망도 2년9개월 만에 최고치
[ 김재후 기자 ]
올 들어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늘고 있다.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가 교차하는 이른바 ‘불황형 무역흑자시대’가 끝나간다는 얘기다. 특히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동반 증가하고 있어 올 들어 투자와 소비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실제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수출-수입 동반 증가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과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5.2%, 3.6%씩 늘어난 497억6300만달러와 455억71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수출은 작년 10월(504억8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1억9200만달러 흑자로 2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수출 증가는 무선통신기기(32.1%) 반도체(14.0%) 등 전기전자(IT)와 선박(18.7%), 자동차(15.9%), 철강(6.7%) 등이 주도했다. 반면 액정표시장치(LCD·-10.4%)를 비롯해 석유화학(-5.0%), 석유제품(-3.5%), 일반기계(-0.1%) 등은 소폭 감소했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 확대로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크게 는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15.2%)을 보였고, 한파 등으로 1~2월 부진했던 대미 수출 역시 완전한 회복세(17.0%)를 보였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자본재(9.3%)와 소비재(16.3%)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반도체 제조용장비(199.7%), 무선통신기기 부품(133.7%), 운반하역기계(64.5), 액정디바이스(32.3%) 등 자본재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올 들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배기량 2500㏄ 이하 디젤자동차(63.3%), 외투(31.8%), 운동화(32.3%), 여성 스커트(30.1%), 남성 바지(28%) 등의 소비재 수입이 늘어난 것 역시 소비경기의 반등을 점치게 한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해 전체 수출·입 증가율과 올해 1~3월 수치를 비교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5596억3200만달러)은 전년 대비 2.1% 증가했지만 수입(5155억8600만달러)은 0.8% 감소해 1년 내내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하지만 올 들어선 1~3월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수입도 비슷한 수준인 2.1% 늘어났다. 특히 2월엔 수입증가율(3.9%)이 수출(1.5%)을 훨씬 앞질러 눈길을 끌었다.
○경기회복세 속속 확인
이날 발표된 2분기 제조업BSI 전망치도 110으로 11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 낮으면 악화를 의미한다. 반도체(137), 기계 및 장비(117), 비금속·석유정제(114) 등 국내 주력 산업들의 전망치가 모두 높게 나왔다.
여기에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가 50억6000만달러로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으며 올 들어 2월까지 신설법인 수도 1만3566개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로날드 맨 HSBC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한국 경제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띠고 있다는 사실은 다양한 경제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