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단 40년] 생산 50조, 수출 199억弗, 고용 9만3000명…동남권경제 이끄는 明堂

입력 2014-04-01 07:10
[ 강종효 기자 ]
1일로 설립 40주년을 맞은 창원국가산업단지는 1973년 9월 정부의 제3차 경제개발 5개년에 맞춰 ‘중화학공업 추진’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중요사업으로 3300만㎡ 규모가 넘는 대규모 기계공업기지 건설사업이 추진되면서 시작됐다. 그해 11월19일 시골의 허허들판에 대규모 조성공사가 시작되면서 오늘날 세계적인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1974년 4월1일 정부로부터 창원종합기계공업기지로 지정된 창원산단은 1980~1990년대 위기와 기회를 거듭하면서 성장했고 지금은 대한민국 대표 기계산업 집적지임과 동시에 동남권 경제의 핵심 산업단지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산 50조원’ ‘수출 199억달러’ ‘고용 9만3000명’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지역과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현재 창원산단에는 경쟁력 있는 40개의 세계적 대기업이 입주해 있고 전문화된 기계·플랜트산업 클러스터 형성과 관련 부품산업과 공조체제 등이 구축돼 있지만 조성된 지 40년을 맞이하면서 산업단지의 노후화 등 여러 가지 문제도 표면화되고 있다. 지식기반산업 발전 기반의 낙후와 연구개발(R&D), 복지·편의시설 등의 부족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신규 근로자의 유입 감소라는 악순환도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성장을 견인할 첨단기술 중심의 창업과 벤처기업의 부재에 따른 성장 한계, 입지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한 높은 지가 상승과 용지 부족으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역외 이전이 증가하고 있다. 또 중국 등 신흥국 기계산업의 급성장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창원산단은 날로 산업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불혹’의 나이로 접어들며 노후 산업단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창원산단을 다시 살리기 위해 경남도와 창원시는 급기야 지난해 6월 ‘창원산단 구조고도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첨단화·융합화를 통해 ‘창원산단의 제2도약’에 나섰다.

정부도 창원산단의 노후화를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11월 구조고도화 단지 선정에 이어 지난달에는 국가혁신대상단지로까지 지정해 지자체와 함께 혁신적인 산업단지로 진화를 촉진키로 했다.

혁신단지로 선정된 창원산단은 ‘지식기반 산업 집적지구’로 지정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산업기술기반 조성을 비롯해 산업기술 개발, 기술이전·사업화 등에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근거로 2014년부터 2034년까지 20

간 국비 3585억원을 비롯해 도비 690억원, 시비 1175억원, 산단공 103억원, 민간 2872억원 등 총 사업비 8425억원을 들여 공간 조성, 혁신역량 강화, 관계부처합동 공모사업, 환경 개선 등 4개 부문, 21개 사업이 추진된다.

황석주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장은 “창원산단 구조 고도화 및 혁신역량 강화는 정부와 지자체, 관계기관 간의 협력과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라며 “이들 사업이 제대로 추진돼 선진 연구개발 선도형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2034년까지 한국이 세계 5대 기계강국에 진입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와 산업부는 창원산단의 당면과제를 분석하고 미래 선도형 산업단지로의 새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일부터 4일까지 ‘산업발전의 힘 40년! 창조경제의 꿈 100년!’이라는 주제로 ‘대한민국 산업발전포럼’ 등 창원산단 지정 4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창원시 일원에서 개최한다.

오원철 前 청와대 경제수석 기계산업 1번지 명성 지켜나가길

“설립 40주년을 맞은 창원국가산업단지가 국가 미래산업 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기업, 시민이 똘똘 뭉쳐 ‘대한민국 기계산업 1번지’라는 명성을 지켜나가길 바랍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한 오원철 전 청와대 경제수석(86)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원산단은 1970년초 계획 당시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3300만㎡ 이상 규모의 종합기계산업단지로 밑그림이 그려졌다”며 “지난 40년 동안 당초 계획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을 볼 때면 누구보다도 가슴이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 전 수석은 1971년 청와대 경제2비서실을 이끌며 대한민국 중화학공업과 방위산업 발전 추진업무를 맡아 창원을 비롯해 울산, 온산, 구미, 여수, 포항 등 6대 국가산업단지를 탄생시켰던 주인공이다. 오 전 수석은 “특히 창원산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8차례나 방문했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창원은 다른 산단과 달리 방위산업체 입주를 구상했기 때문에 수도인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고 600m급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해안경비도 용이해 적의 공격에 대비하는 데 최적지”라며 “특히 원자로 등 완성된 대형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수심 깊은 항만과 기계산업에 필요한 용수 확보가 용이해 중화학공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 전 수석은 “구상 당시 ‘우리에게 기계공업은 맞지 않다는 등 반대의 목소리도 많았다”고 회고하고 “앞으로 창원이 국가경제를 책임지는 국태민안(國泰民安),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도시로 더욱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