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벚꽃축제 '조조'로 보러 가실게요" …열흘 앞당겨 5일 개막

입력 2014-03-31 16:11
수정 2014-04-01 08:57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아마도 지금 서울 영등포구청 관계자들의 심정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른바 여의도 벚꽃 축제로 많이 알려진 ‘한강여의도 봄꽃축제’의 기간을 설정하는 문제 때문이고요.

영등포구청측은 결국 오늘 2014년 3월 31일, 당초 4월 13일부터 20일까지 개최키로 했던 이 축제의 문화행사 일정을 크게 앞당겨 5~10일 [교통통제는 3~13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개막식은 5일 토요일 국회동문 특설무대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이 모든 게 ‘그 놈의 벚꽃’이 지나치게 빨리 핀 탓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의 관측목을 기준으로 삼는 서울 벚꽃의 개화 시기가 3월 28일 개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제주도 원산의 왕벚나무 총1641그루가 심어진 여의도 벚꽃 군락지역의 기준목인 118~120번 세 그루도 3월 29일 개화한 것으로 드러났고요.

서울지역에서 벚꽃이 3월에 핀 것은 1922년 처음 관측한 이래 92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파악됩니다. 그동안 서울 벚꽃이 일찍 핀 것은 2002년에는 4월 2일, 2007년에는 4월 3일로 조사됩니다.

특히 이는 기상청이 당초 예상한 올해 서울지역에서 4월 8일 벚꽃이 개화해 1주일 쯤 뒤 4월 15일 절정에 이른다는 예상을 열흘 가량 앞선 것입니다. 이처럼 벚꽃이 빨리 핀 것은 개화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3월의 날씨가 최근 20도 이상으로 치솟아 이어진 게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기상청측의 분석입니다.

때문에 영등포구청을 비롯해 벚꽃을 중심으로 한 봄꽃축제를 준비해온 관계자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게 하고 결국 행사 일정을 앞당기지 않을 수 없게 했다는 지적입니다.

올해 이처럼 이상 고온에 따른 벚꽃의 조기개화는 내년이나 그 후 축제에 대한 예측을 거의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관계자들의 마음을 더욱 상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힙니다. 올해 벚꽃 조기 개화는 지난해 2013년 분위기와 완전히 상반되게 나타나서 입니다.

가령 올해 서울의 벚꽃이 3월에 핀데 비해 4월에도 눈발이 날린 지난해엔 4월 15일에 겨우 개화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이 때 여의도 봄꽃축제의 경우 며칠 연장하는 소동 끝에 행사 종료일 4월 21일 하루 뒤인 22일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벚꽃 개화시기로 따져 올해와 지난해의 차이가 보름 이상 나는 셈입니다. 따라서 관계자들의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짐작을 못하겠다”는 소리가 나올 법해 보인다는 얘깁니다.

한편 벚꽃 개화를 판단하는 기준목을 두는 것은 벚나무는 경우 꽃이 피는데 2, 3월의 기온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다 같은 지역일 지라도 품종이나 나이, 성장상태, 일조조건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측은 설명합니다.

또 벚꽃처럼 작은 가지에 많은 꽃이 피는 다화성 식물의 경우 개화 기준을 3송이 이상으로 설정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