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코딩교육이 영어보다 중요해질 것"

입력 2014-03-30 20:52
수정 2014-03-31 03:38
전문가들 "창의성·논리력 키우는데 SW교육이 최고"


[ 임근호 기자 ] 세계적으로 컴퓨터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지만 꼭 아이들을 컴퓨터 엔지니어로 키워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모든 것이 컴퓨터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를 아는 것은 영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필수라고 설명한다. 또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배양하는 데는 컴퓨터 코딩만한 게 없다고 말한다.

존 마이어 영국 교육부 컴퓨터 교육정책 담당 과장은 “아이들이 나중에 과학자가 되든 아니면 변호사, 혹은 금융전문가가 되든 이제 컴퓨터를 모르면 제대로 일을 처리할 수 없게 된다”며 “이를 위해 컴퓨터 코딩을 미리 가르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복잡하기로 이름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히는 데는 슈퍼컴퓨터가 필수적으로 이용된다.기상을 예측하려 해도 컴퓨터 코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홍성유 한국형수치예보모델 개발사업단장은 “날씨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짤 수 있어야 정확한 기상 예보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기상학계에서는 주로 포트란이란 컴퓨터 언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업계에선 주식 채권 상품 선물 옵션 등에서 남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을 점점 더 요구하고 있다.

컴퓨터 교육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코딩을 하면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를 기르게 된다는 점에 있다. 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란 게 조금이라도 논리적인 허점을 보이면 오류가 나면서 작동하지 않는다”며 “어릴 때부터 코딩하는 훈련을 하면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논리적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준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용어로 이를 ‘컴퓨터에 기반한 논리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라고 부른다. 복잡하고 모호한 문제를 분석해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문제로 바꾸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모델을 만들어 답을 얻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지하철 노선 정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서 ‘최소 환승’ 혹은 ‘최소 시간’ 조건에 따라 최적의 루트를 구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안 교수는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게 수학자나 공학자를 길러내기 위한 게 아니듯 컴퓨터도 이제는 기술교육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뿌리가 되는 기초교육”이라며 “아이들에게 컴퓨터 코딩을 가르치는 것이 영어교육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