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청의 벚꽃 걱정' 작년엔 늦어서, 올핸 빨라서?

입력 2014-03-28 15:57
수정 2014-03-28 16:04

사진은 1년 전 2013년 4월 22일 저녁 6시 30분 국회의사당 중심의 서울 여의도 윤중로 모습입니다. 벚꽃이 활짝 핀 게 특징입니다. 이미지 상태가 별로임에도 불구하고 공개한 것은 이날이 바로 서울 영등포구청의 주최의 ‘한강여의도 봄꽃축제’가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하루 뒤 장면이어서 입니다.

이 때 여의도 봄꽃축제에서 하이라이트인 벚꽃의 개화가 평년 보다 무려 5일이 늦은 4월 15일에 개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이 곳 벚꽃의 절정은 위이미지에 나타난 행사 (연장소동 끝에) 종료일 다음날인 22일이었지요.

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당시 벚꽃 개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2~3월 기온이 평년 평균 (1981~2010년 30년 동안의 평균 기온) 보다 낮은데서 비롯했다는 분석입니다. 심지어 이해 4월에 눈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영등포구청의 경우 ‘차후 봄꽃축제 기간을 뒤로 미루는 게 좋지 않나’ 하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1년 뒤, 아홉 번째를 맞는 2014년 한강여의도 봄꽃축제의 일정이 잡혔습니다. 기간은 4월 13일 일요일부터 20일 일요일까지 8일입니다.

벚나무 진달래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말발도리 등 13종 8만7859그루의 나무에서 꽃을 피우 한강여의도 봄꽃축제의 일정은 기상청의 올해 벚꽃 예보에 따른 것으로 여겨집니다. 기상청은 서울 윤중로의 경우 4월 8일 벚꽃이 개화해 1주일 쯤 뒤 4월 15일 절정에 이른다고 예상했습니다.

2014년 3월의 마지막 ‘불금’인 오늘 28일 이름에 걸맞게 서울 최고기온이 영상 23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불타는’ 금요일에 부응하는 날씨라는 소릴 들을 만 합니다.

그러나 3월 하순에 이처럼 이상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는 날씨가 이어짐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청측은 속이 탈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벚꽃의 개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게다가 기상청은 장기 예보를 통해 “4월 상순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오를 때가 있으며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고 예상하는 실정입니다.

한강여의도 봄꽃축제는 이에 따라 작년과 완전히 상반되는 기후 현상 때문에 어쩌면 2년 연속 낭패를 경험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린 셈입니다. 다만 내일 29일 토요일에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려 서울 기온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분석입니다만.

지난해와 올해 날씨를 보면 짧은 순간을 비교하며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 탓”으로 돌리는 것도 어쩌면 틀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합니다. 세상은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는 조변석개지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상청이 벚꽃의 개화 예상시기에 대해 평균 ±2일의 오차를 두는 이유를 이해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아무튼 서강대교 남단에서 국회 북문 쪽의 100m 범위에서 개최하는 ‘봄꽃축제’의 기간은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모든 행사와 일정이 모두 짜인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제주도 원산의 왕벚나무 총 1641그루가 심어진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벚꽃이 피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때로 어떤 나무에서 벚꽃이 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튿날 기상청이 여의도 벚꽃이 피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있어서지요.

이 같은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서울 윤중로에서 벚꽃 개화를 판단하는 이른바 ‘기준목’을 두고 있습니다. 영등포구청은 자신이 관리하는 118~120번 벚나무의 작은 가지에 3송이 이상 피었을 때를 기준으로 벚꽃이 피었다고 판정합니다.

이처럼 기준목을 두는 이유는 “벚나무는 꽃이 피는데 2, 3월의 기온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다 같은 지역일 지라도 품종이나 나이, 성장상태, 일조조건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측은 설명합니다.

또 벚꽃처럼 작은 가지에 많은 꽃이 피는 다화성 식물의 경우 개화 기준을 3송이 이상으로 설정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상청이 서울의 벚꽃 개화 공식 발표의 기준목은 서울시 종로구 송월동에 소재한 ‘서울기상관측소의 공식 관측 나무’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