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式 '한계 돌파', 삼성과 많이 닯았네~

입력 2014-03-28 09:20
수정 2014-03-28 09:50
이상화, 열정락서 강연 "나에게는 슬럼프가 없었다"
이동주 삼성전자 사장 "꿈은 위대하게, 실행은 치밀하게"



[ 김민성 기자 ]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가 "나에게는 슬럼프가 없었다"며 정신 내면을 관리하는 '한계 돌파' 습관을 설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선수는 27일 밤 서울 잠실 체육관에서 열린 '열정樂(락)서'에 '이상화의 열정 사전'이란 주제로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열정락서는 삼성그룹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토크콘서트다. 삼성 최고경영자 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분야 인사들이 자신의 열정과 희망을 멘토 자격으로 공유하는 자리다.

이 선수는 이날 슬럼프, 선배, 신기록 3가지 키워드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시원시원한 말투로 설명했다.

먼저 이 선수는 "슬럼프는 내면의 꾀병"이라고 정의했다. 그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슬럼프가 없다고 할 순 없었겠지만 나 스스로는 슬럼프라 단정 짓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힌 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슬럼프를 슬럼프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명쾌하게 말했다.

소치올림픽 500m 여자 빙속에서 수립한 신기록에 대해서는 "한계를 돌파하는 즐거운 소동"이었다고 풀이했다.

이 선수는 " 세 번의 신기록을 세웠지만, 실제 신기록을 세울 거란 생각을 하진 않았기 때문에 신기록을 세울 때마다 스스로도 정말 놀랐다"며 "기록을 깨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깨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즐거운 소동"이라고 설명했다.

'한계 돌파'는 올해 이건희 삼성 회장이 꼽은 위기 경영 전략 키워드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를 포함한 삼성그룹은 '한계돌파'를 기치로 본질적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다. '1등' 삼성이 시장 불확실을 뚫고 한단계 더 발전하는 방책은 변화를 통해 '자신이라는 한계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는 메시지다. 이 선수의 한계 돌파와 맥락이 같다.

이 선수는 떠 선배라는 존재의 중요성과 책임감에 관해 말을 이었다. 그는 "선배는 먼저 배로 고생하는 사람"라고 풀이했다. 후배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사람으로서 선배가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이어 후배는 "나중에 몇 배로 고생할 사람"이라고 풀이했다. 후배들도 언젠가는 선배가 되면 험난한 고생길을 먼저 겪을 사람이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선수는 "후배들이 '제 2의 이상화'를 꿈꾼다는 것 자체로도 정말 감사하다"면서도 "제 2의 이상화를 떠나 후배들이 제 1의 자신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열정락서에서는 이돈주 삼성전자 사장도 강연자로 섰다.

이 사장은 "꿈은 위대하게, 실행은 치밀하게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실행을 위한 방법론으로 'BHAG(Big Hairy Audacious Goal:크고 위험하나 담대한 목표)'와 'Small Delta(치밀하게 분석하고 실행하라)' 2가지를 꼽았다.

이 사장은 참석 대학생을 향해 "여러분은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이라며 "미래는 여러분들의 시간이고 세계는 여러분들의 공간"이라고 기운을 북돋았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