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가 참여해 인수금 50% 대는 게 핵심
블라인드·프로젝트 펀드 결합, SPC 설립하는 기법 첫 도입
이 기사는 03월27일(10: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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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사다리펀드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해 1500억원을 출자해 ‘성장전략 M&A펀드’를 조성한다.
27일 금융위원회와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은 총 2250억원 규모의 ‘성장사다리펀드 출자사업 계획’을 공고하고, 이중 1500억원을 출자해 블라인드 M&A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자금은 운용사(GP) 두 곳을 선정해 나눠 지원할 계획이다. 펀드 운용기간은 8년 투자기간은 4년이다. 일부기업에 정책자금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 기업에 투입되는 자금은 펀드총액의 25% 이내로 한정했다.
이번 펀드는 M&A를 희망하는 중소·중견기업이 펀드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운용사는 두 가지 구조 중 하나를 선택(또는 융합)해 펀드를 조성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성장사다리펀드가 750억원을 출자하고 운용사가 고유자금 및 외부투자자 출자금을 모아 나머지 750억원 이상을 매칭(matching)해 15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는 구조다. 이는 지금껏 시장에서 조성돼 온 ‘블라인드 M&A펀드’와 사실상 동일한 구조다. 다만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SI가 메인으로 참여해 인수대금의 절반을 부담한다는 점과, 성장사다리펀드 및 GP가 약정액의 15%를 후순위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번째는 블라인드 및 프로젝트 펀드가 결합된 형태로 M&A펀드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구조다. 우선 성장사다리펀드는 750억원을 출자해 블라인드펀드를 결성(GP 의무출자비율 3%)한다. 이후 1000억원 규모의 인수딜이 나왔다고 가정하자. 인수기업이 300억원을 부담하면 나머지 700억원을 블라인드펀드와 블라인드펀드 운용사가 별도로 결성한 프로젝트펀드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결성된 블라인드펀드가 350억원을 M&A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에 출자하면 이 블라인드펀드의 운용사가 시장에서 A, B 등의 기관투자자를 모아(또는 기존에 모여있는) 조성한 프로젝트펀드가 100% 이상 매칭으로 SPC에 투자해 인수자금을 대게 된다.
사무국은 M&A 과정에서 일부자금을 인수금융(대출)을 통해서도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한 은행 등의 기관이 인수금융 우선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이밖에 성장사다리펀드는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보증을 받는 것도 지원할 예정이다. M&A펀드의 SI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했지만, 피인수기업은 국내기업 또는 해외기업 등의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사무국 관계자는 “운용사들의 펀드레이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새로운 펀드구조를 도입했다”며 “투자 보다는 대출에 더 관심이 많은 은행들을 프로젝트펀드 투자자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 M&A시장을 보다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사무국은 다음달 17일까지 운용사들의 제안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1, 2차 평가과정을 거쳐 5월 중순 최종 운용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오동혁/허란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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