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나 기자 ] "'동양 사태' 트라우마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완전히 가시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현명한 투자의 기회는 열려있습니다."
지난 21일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사진)는 분리과세 혜택이 있는 하이일드펀드(고위험·고수익펀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이처럼 설명했다.
이 펀드는 총자산의 30%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비우량채권) 또는 코넥스 상장 주식에 투자한다. 1인당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는 가입 금액 한도는 5000만 원. 여기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선 종합소득세율 대신 원천세율 15.4%만 적용받는다. 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중장년층 이상이 이 상품의 주요 타깃이다. 하이일드펀드 활성화로 고사 위기에 처한 비우량 회사채 시장을 일으킨다는 취지로 올초 관련법안이 통과됐다.
◆ "출시 첫해 목표 수익률 15%"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지난 17일 업계에서 유일하게 하이일드펀드를 선보였다. 출시 5일 만에 80억 원(70계좌)을 끌어모았다. 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말까지 가입자가 몰리면 펀드 규모는 3000억~5000억 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조 원 규모로 불어날 하이일드펀드 시장을 앞장서 키운다는 포부다.
"출시 첫해 목표 수익률은 15%입니다. 10% 수준인 미국 하이일드채 연평균 기대 수익률보다 높습니다. 국내 비우량채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기대수익률은 높아졌죠."
공모주 투자도 수익률 측면에서 메리트가 크다. 하이일드펀드는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 물량 10%에 대한 우선배정권을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분리과세 혜택보다 관심있어 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그는 "공모주는 받는 거의 동시에 바로 파는 전략으로 수익을 거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안정적이고 투자 매력 높은 하이일드채 공략할 것"
물론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되는 하이일드펀드에 투자자들이 보내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가 하이일드펀드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지 않는 것도 이러한 영향이 크다. 현재 9개 자산운용사가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한 군데만 약관 인가를 받은 정도다.
김 대표는 "STX, 동양증권 사태가 터지면서 투자할 만한 비우량회사채가 존재하긴 하느냐 하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물량이 넘치는 상황"이라며 "운용능력이 있는 전문가의 상담과 관리로 투자한다면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우량채' 딱지를 달고 있는 회사채 중에서도 엄격한 기준으로 골라 관리할 수 있는 특화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은 회사채신속인수 대상이면서 증자 여력이 있는 회사를 공략할 계획이다. 또 신용등급 BBB+에서부터 신용등급이 높은 순서대로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해당 회사가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를 밟더라도 투자일임 형태에선 개인이 원금을 날릴 위험도 없다.
그는 하이일드채펀드 활성화의 부수적 효과로 하이일드채 장내거래 촉진을 꼽았다.
"10억 원 이하의 하이일드채는 장내 거래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발달된 정보기술(IT) 기반, 개인들의 '스마트 머니' 등 장내거래 여건은 나쁘지 않습니다. 현재는 한 곳당 3억~5억 원 정도의 장내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이일드채펀드 규모를 키워, 누구나 공정한 호가로 거래에 참여하는 모범적인 시장을 만드는 데도 앞장설 것입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