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맥주대전 시작됐다 …주식시장 취하게 할 '승자'는

입력 2014-03-26 11:12
[ 강지연 기자 ] 주식시장에 취기가 오르고 있다.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롯데와 신세계가 잇따라 맥주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유통 라이벌'의 맥주 경쟁 서막이 오르며 시장을 선점할 종목 가려내기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 롯데 라거 맥주 vs 신세계 에일맥주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올 상반기 맥주 제품을 출시한다.

생산규모는 올 상반기 연 5만kl에서 하반기 10만kl로 늘릴 예정이다. 전체 맥주 시장은 200만kl(2조 원) 규모다. 롯데가 10만kl를 생산하면 시장점유율은 5%에 이른다. 연간 매출로 환산하면 1000억 원 정도. 롯데는 2017년까지 7000억 원 투자해 40만kl를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먼저 선보일 맥주는 라거 계열이다. 오비·하이트맥주보다 판매가격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신세계표 맥주도 등장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맥주 제조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신세계L&B를 통해 수입맥주를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맥주 제조에 나선다는 것.

현재 계열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니로켓', '보노보노' 등 외식 매장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의 경우 에일 계열 맥주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라거 계열 맥주는 대규모 생산 부지 및 시설이 필요해 상당 기간 준비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종합식품기업으로 가기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맥주 사업을 검토하게 됐다" 며 "아직 결정된 바가 없지만 에일 맥주를 외식 사업장에서 테스트하는 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 증권가 주문할 '한 잔'은?

증권가에선 롯데와 신세계의 초기 마케팅 비용에 주목했다. 출시 초기 자사의 맥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쏟는 마케팅 비용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시 초기 맥주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매출 대비 큰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야 한다" 며 "시장점유율과 실적을 올리는 데 중요한 요소지만 주가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출시 후 마케팅 비용 집행과 소비자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 며 "주가에 대한 영향은 마케팅 활동 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신세계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는 그간 '처음처럼' 등 소주 제품을 유통해 왔다. 또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일본 '아사히' 맥주를 공급,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롯데와 신세계 모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 판로를 확보하고 있지만 롯데는 주류사업 경험이 있다" 며 "주류 도매상 네트워크 확보 등으로 맥주시장 진출에 유리한 위치"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