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혁신기업을 만나다] 60년 장수기업의 최고 가치는 '신뢰'와 ‘고객감동’

입력 2014-03-26 11:11
동양강철그룹 박도봉 회장 인터뷰


* 본 기사는 ‘한경 포커스TV'의 영상취재가 병행됐습니다. (문화레저팀 영상취재파트 plustv@hankyung.com)

[유정우 기자] “국내 제조업이 퇴보했다고 볼 문제만은 아닙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법인이나 생산시설 각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혁신과 융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습니다"
동양강철그룹의 박도봉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의 필요조건으로 조직의 혁신과 융합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조직의 장점과 가능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혁신과 융합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구성원은 물론 소비자, 고객과의 소통을 통한 신뢰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산업용 부품소재 분야의 ‘글로벌 TOP 브랜드 진출’을 선언하며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박도봉 동양강철그룹 회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양강철그룹은 어떤 회사인가?
동양강철그룹은 알루미늄 압출 전문 회사다. 과거에는 창호 등 건축자재를 주로 공급했지만 지금은 자동차 부품, 철도 차량, 항공기 등 산업용 부품소재를 주로 공급한다. 베트남 하노이에 공장을 세워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 유럽, 미국, 남미, 일본 등 현지법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알루미늄 부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알루미늄 부품소재의 적용분야가 다양해 보인다.
알루미늄은 철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금속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알루미늄은 국내에서 건축용 창호로만 쓰였다. 하지만 국내 건축경기가 침체되면서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렸다. 그 동안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을 총 동원해 자동차 부품, 철도 차량, 항공기, 선박, TV프레임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부품소재를 개발했다. 특히 수송분야에서 알루미늄 부품소재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알루미늄이 철보다 더 단단하고 가벼워 연비개선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동양강철만의 전략은?
글로벌화에 본격적으로 나선지 올해로 7년째다. 올해부터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알루미늄 부품소재 분야도 중국이 상당한 수준까지 따라왔다. 중국을 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에서는 인건비 등 기본적인 환경이 중국의 추월을 막기에 부족해 베트남 하노이에 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약 2200명의 직원이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과 다품종 소량생산 등 고부가가치의 사업 분야를 진행하고 보편화된 대량생산 체제의 기술은 베트남과 같은 해외 공장에서 소화하고 있다. 앞으로 각 지역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 있는 공정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것이 동양강철그룹의 글로벌화 전략이다.

▶‘고객감동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 동양강철그룹이 추구하는 제1의 가치가 바로 고객, 소비자의 만족이다. 고객 만족을 위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제품화 하는 것이 바로 고객감동경영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창호 등 건축자재의 경우 친환경, 기밀성, 안전성을 고객 만족의 3대 목표로 삼고 있다. 알루미늄은 일반 PVC 보다 친환경적인 소재로 불에 따지 않는 장점은 있지만 기밀성은 약점이다. 이 약점은 3차원 가공 등 기술력으로 보완하고 있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산업용의 경우는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제품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리와 거래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과 동양강철그룹과의 파트너십, 신뢰는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 이상이라고 자부한다.

▶동양강철은 노사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노사가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 문제는 무엇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분규로 이어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29세까지 12시간씩 교대하는 생산 현장에서 근무해봤기 때문에 근로자의 절박함과 고통을 이해한다. 그래서 기업을 인수할 경우 관리자 교육을 통해 생산직과 사무직과의 충돌예방에 많은 공을 들인다. 생산직과 사무직의 벽이 없어지면 소통이 가능해 어떤 문제도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투명한 기업경영을 위해 매출, 수금, 구매 단가, 생산량, 원가 등을 모든 직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직원복지를 위한 노력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녀의 대학교 등록금을 회사가 지원해 주고 있다. 한 직원 당 최대 2명까지로 국립대 등록금을 기준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회사 이익이 많이 날 경우 내부 협의를 통해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노사 간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갑자기 회사경영이 어려워지더라도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난관 극복을 위해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발전적 노사문화가 동양강철그룹의 장점이다.

▶향후 계획은?
국내 1등을 넘어 전 세계 No.1 알루미늄 부품소재 기업이 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품개발도 중요하고 시장개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구성원들 간 신뢰와 믿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해외 네트워크 강화, 노사 간 긴밀한 협조체제 등을 입체적으로 추진해 나가며 구성원과 고객 모두가 동반성장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