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덕에 웃던 네이버(NAVER)가 페이스북 탓에 울상이다.
페이스북 주가가 약세를 보이자 같은 업종으로 분류된 네이버를 외국인들이 팔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10일 연속 네이버 매도에 나섰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2500억 원에 달한다. 이날도 네이버 매도 창구에는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상위에 올랐다. 이날 오전 중 외국계 창구를 통한 순매도 규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 초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던 모습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네이버 경쟁사로 꼽히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미국 증시에서 고개를 숙인 것이 외국인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밤 미국 증시에선 SNS 기업들의 거품론이 불거지며 동반 하락했다. 페이스북이 4.67% 밀렸고 트위터, 시나, 링크드인 등도 2~4% 떨어졌다. 포털업체인 구글과 야후도 각각 2.12%, 3.32% 하락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페이스북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페이스북과 동조화되고 있는 데 대해 "SNS 기업이 전반적으로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동종업계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공 연구원은 "하지만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실적이 좋게 나온다면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정점을 지났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고, 현재 주가 약세는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고 말했다. 라인의 기업공개(IPO) 이벤트가 남아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외국 기업과 함께 보며 더 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네이버의 목표주가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삼성증권은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118만 원으로 올렸다. KDB대우증권도 105만 원으로 제시하며 네이버 눈높이가 100만 원대를 초과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