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기열 기자 ]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개인별 보수 공개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사 중 등기임원 연봉을 가장 먼저 공개한 곳은 LG디스플레이다. 지난 21일 제출한 작년 사업보고서에서다.
이 회사 한상범 사장은 지난해 연봉 11억5200만원을 받았다. 근로소득 9억4500만원, 상여금 2억700만원이었다. 최근 LG생활건강 경영관리실장으로 옮긴 정호영 전 부사장은 근로소득 4억2700만원, 상여금 1억1500만원으로 총 5억42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비상근 이사인 강유식 LG그룹 부회장에게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2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4개 상장사 중 등기임원 개별 연봉을 공개한 곳은 LG디스플레이 외에 한라비스테온공조, S&T중공업 등 2곳도 있다.
박용환 한라비스테온공조 사장은 지난해 총 12억28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급여 5억5000만원, 성과급 6억5800만원, 기타 지급분 2000만원 등이었다. 지난 7일 사임한 박재석 전 S&T중공업 사장은 작년 연봉으로 7억3530만원을 받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상장사, 증권 공모실적이 있는 법인, 외부감사 대상 법인으로 증권 소유자 수가 500명 이상인 법인이 대상이다. 퇴직 등기임원의 연봉도 포함된다. 예전에는 등기임원 전체에 지급하는 보수 총액과 평균 액수만 공개하면 됐다. 작년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은 결산 이후 90일 이내여서 오는 31일까지다.
그러나 재벌그룹 오너 일가는 많은 수가 등기임원에서 빠져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사장 등 오너 일가가 모두 미등기 임원이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이 등기임원이어서 보수공개 대상이다. 신세계그룹도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 2월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 이명희 회장, 정재은 명예회장, 정유경 부사장 등 일가 대부분이 미등기 임원이 됐다.
SK, CJ, 한화그룹은 대주주가 등기임원을 맡고 있었으나 실형 선고 등을 계기로 올해 정기주주 총회에서 대거 등기임원직을 사퇴했다. 현대차, LG, 롯데, 한진, GS그룹 등은 대주주가 등기임원 자리에 올라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