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사각형 일색 스마트워치에 '원형 클래식' 감성 부여 호평
美엔가젯 설문 78%, 사각형 '지 워치'보다 원형 '모토 360' 선호
[ 김민성 기자 ] 구글 자회사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첫 스마트워치 '모토 360'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구글의 첫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 레퍼런스 제품인 까닭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정보기술(IT) 업계 눈길을 끈 건 디자인이다. 네모 일색이던 스마트워치 디자인에 고전적인 원형 감성을 불어넣은 것이다.
웨어러블 시장 첫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부터 최신작 '기어 2(네오 포함)'까지, 소니 스마트워치 시리즈와 페블의 '페블 워치·스틸'은 모두 '스마트워치=사각형' 공식을 세워왔다.
이제 모토로라는 스마트워치 원형 시대 개막을 알리고 있다. 채산성 악화로 중국 레노버에 매각되는 상황이지만 휴대전화 등 역대 모바일 제품 혁신을 주도해온 '모토로라 DNA'는 아직 살아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19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 매체 시넷은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 웨어'의 미래를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그 미래는 '둥근 디자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LG전자도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첫 웨어러블 '지 워치(G Watch)'를 선보였지만 '모토 360'이 디자인 덕(For the most part, it's the look)에 더 돋보인다는 것이다.
첫 안드로이드 웨어 제품이 원형과 사각형으로 나뉘어 출시된 이유는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가 두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이다. 현재 날씨 정보를 보여주는 같은 애플리케이션(앱)이라해도 원형과 사각형 공간에 맞춰 UI를 최적화해야한다는 뜻이다.
'모토 360'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장 잘 불어넣은 제품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기존 스마트워치 대부분이 사각형 플라스틱 소재에 디지털 시계 느낌을 줬다면 '모토 360'은 클래식한 손목시계 매력을 한껏 살리는데 치중했다. 시계줄도 고급스러운 메탈과 전통적인 가죽 재질 등 두 가지 디자인을 채용했다. 롤렉스나 카르티에 등 전통적 고가 시계 디자인을 입힌 셈이다.
모토로라가 디자인 혁신에 집중한 이유는 웨어러블 기기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어야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캐주얼 및 정장 어디에나 어울리는 클래식의 멋을 구현해야 시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모던한 디자인 감성을 (웨어러블 기기에) 다시 불어넣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모토 360' 디자인 과정에 대해 짐 윅스 모토로라 소비자 경험 디자인 파트장은 "옛날 시계를 들여다보는 것부터 디자인을 시작했다"며 "그 결과 대중적 사랑을 받은 시계는 대부분 메탈 재질에 원형이라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샤킬 바르캇 모토로라 프로덕트 엔지니어는 "모토 360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제품)"라고 자평했다. 스마트워치 시장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큼 혁신적이라는 자신감이다.
'모토 360' 내부 부품 형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원형 디자인을 위해 내부 배터리나 기판도 원형으로 만들었는지 여부다. 기존 스마트워치가 사각형이었던 이유는 내부 주요 부품 소재 대부분이 네모 형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충전식 배터리는 원형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게 부품업계 설명이다. 사용 시간을 극대화하려면 최대 크기의 사각형 배터리를 탑재해야한다. 중앙처리장치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박힌 기판도 원형으로 재설계 했는지도 관심사다. 모토로라 측은 "원형 외관을 위해 내부 부품 모양 및 설계 방식도 변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모토 360'은 원형 메탈 소재의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 전면 카메라 등을 탑재하지 않았다. 공개 이미지 상에는 유선 충전 포트도 보이지 않는다. 무선 충전 방식을 채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미국 IT 매체 엔가젯 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모토로라와 LG전자 중 어떤 것이 더 끌리냐는 설문에는 응답자 78%가 '모토 360'을 지목했다. 지금까지 약 1만 700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모토 360'은 올 여름 출시될 예정이다. 구글은 오는 6월 구글 개발자 대회를 통해 이 신제품을 일반에 정식 공개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