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석 동양증권 대표 "리테일·IB·채권영업 강자 명성 되찾을 것"

입력 2014-03-18 14:34
수정 2014-03-18 14:40
[ 정혁현 기자 ]

"고객신뢰를 회복해 리테일, 투자은행(IB), 채권영업에 강했던 동양증권의 옛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서명석 동양증권 대표이사(사진)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대만 유안타증권 인수로 새로운 투자처와 수익원 확보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대표는 "무엇보다 재무 건전성이 높은 대주주를 영입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동양사태 이후 침체돼 있는 영업력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유안타증권은 176개 지점, 5420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대만 1위 증권사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업계 통합 및 재편을 주도해 왔다.

서 대표는 "유안타증권이 속한 유안타 파이낸셜 홀딩스 컴퍼니(FHC)는 대만 유일의 증권업 주력 금융전문그룹"이라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연결 자산은 31조3000억원, 자기자본 5조8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견실한 금융회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유안타증권은 대만 홍콩 중국 등에서 증권 은행 벤처캐피탈 선물 투자자문 업무를 하고 있고, 국제 신용등급이 현대차와 같은 'BBB+'로 높아 재무건전성도 좋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서 대표는 "유안타증권이 대만시장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시장에 접목할 경우 동양증권은 국내기업간 합병에서는 얻을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양증권은 고객 예탁자산 이탈, 신용등급 하락으로 주요 기관 투자자들과의 거래 단절, 지속적인 대규모 영업손실 등 영향으로 오는 6월 14일 도래하는 사채 1500억원을 상환하는데 부담을 갖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해 금융기관으로서 존립 자체가 불확실해질 수도 있는 동양증권에 신속한 매각 추진은 유일한 선택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신속한 매각을 통한 자본 확충만이 유일한 대안이라 판단했고, 법원이 대주주의 회생계회인가 전 조기 매각을 허가하면서 매각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며 "5월 중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난 뒤 유안타증권이 구주 및 유상증자 신주대금 잔금을 납입하면 매각 절차는 끝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구주 인수대금 1250억원과 유상증자 신주대금 1500억원의 10%인 계약금 275억원을 납입한 상태다.

그는 "유안타증권은 동양증권의 우수한 '맨파워'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며 "유안타증권이 인수하더라도 일각에서 우려하는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서 대표는 동양사태와 관련해서는 다시 한 번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양그룹 법정관리 신청의 가장 큰 충격은 동양사태의 피해자들이 우리의 소중한 고객이라는 점"이라며 "우리 임직원들은 판매사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금융감독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피해자 배상을 위한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아픔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자본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유안타증권의 인수를 계기로 심기일전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