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애플 부품주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애플이 오는 9월께 대화면을 탑재한 '아이폰6'를 출시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큰 사과'의 단 맛을 누릴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화면 크기가 커지면 면적 기반의 디스플레이 패널, 터치 패널, 메탈 케이스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출하량 증가에 평균 판가 인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대표적인 애플 부품주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벌써부터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 아이폰6, 4.7인치 화면에 100달러 비싸질까
18일 금융투자업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 가을 4.5인치 이상의 화면을 장착한 아이폰6를 내놓을 예정이다. 2009년 나온 첫 번째 아이폰이 3.5인치였던 걸 감안하면 화면 크기가 1인치 가량 커지는 셈이다.
애플은 이미 지난해 아이폰5S와 5C를 4인치 크기로 출시해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대화면 스마트폰 경쟁에 동참했다.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수석 연구원 앤디 하그리브스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4.7인치 아이폰6를 전작보다 100달러 비싼 299달러(한화 약 32만 원)에 내놓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화면이 큰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수요가 크기 때문에 상당한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화면이 커짐에 따라 상승하게 될 100달러의 가격은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6를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5인치 이상의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제품이 대중화 되면서 애플도 이 시장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패블릿 제품인 갤럭시 노트를 나란히 전략 제품으로 밀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작인 똑같은 4인치 화면에 일부 사양을 달리해 고가형(아이폰5S)과 보급형(아이폰5C)로 나온데 반해 아이폰6는 4.7인치와 5.5.인치 화면을 사용한 두 가지 모델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6는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2.6GHz A8이 들어가고, 2GB D램과 8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 대화면 아이폰6, 모바일 부품업체 기 세우나
증권가에서는 큰 화면의 아이폰 출시가 침체된 모바일 부품업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충성심 강한 애플 고객과 높은 교체 수요를 감안할 때 아이폰6는 가격과 판매량 모두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아이폰6가 4.7인치로 출시된다고 가정하면 디스플레이 면적은 아이폰5S보다 38% 증가하게 된다"며 "아이폰6 판매량도 20%이상 늘 것으로 예상돼 패널 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대화면 아이폰6를 통해 패널 판가 상승, 아이폰 판매량 증가, 아이폰 패널 점유율 상승 등 1석3조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아이폰 패널을 4400만 대 가량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에는 이보다 많은 5700만대를 공급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를 그릴 것"이라며 "올해는 애플 효과로 인해 극명한 상저하고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7% 이상 올라 애플 수혜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주가는 지난 1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대화면 아이폰6는 LG이노텍과 같은 터치 패널 업체, 이라이콤을 필두로 한 백라이트 유닛 업체에도 낙수 효과를 줄 수 있다. 화면 크기가 커져 디스플레이 패널 평균 판매 단가가 상승하면, 이들 업체도 동반 가격 상승을 기대할 만 하다.
LG이노텍은 아이폰6에서 카메라 화소 수가 올라가는 지 여부도 실적 개선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카메라 모듈은 이 회사 매출의 40% 비중을 차지하고, 그 중 애플 비중은 70%에 달한다.
김 연구원은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애플 효과로 LG이노텍의 모바일 부품 부문은 성장할 것"이라며 "이라이콤 역시 대화면 아이폰으로 인해 가격·판매 증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혁 연구원은 "아이폰6 부품들은 7월부터 납품될 것"이라며 "관련 부품들의 매출액은 2분기까지 하향 추세를 보인 후에 7월부터 본격적인 실적 상승 동력(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