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신약의 해외시장 진출은 해당 국가에서 허가 받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상업적으로 얼마나 성공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최태홍 보령제약 대표(사진)는 17일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원에서 열린 지바이오(G-Bio)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제약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서는 신약을 허가 받는 것 뿐만아니라 상업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느냐가 화두"라며 카나브의 해외 진출 사례를 들어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개발한 국내 최초이자 세계 8번째 고혈압 신약이다. 국내 발매 첫해인 2011년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13개국과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후 브라질, 러시아 등과 잇따라 계약을 맺었고,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의 신흥 제약시장인 중국과 첫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른 카나브의 기술수출계약 금액은 2억 달러에 육박한다.
최 대표는 "카나브는 세계 8번째 ARB계열 고혈압 신약이었다"며 "업계에서는 8번째 ARB가 글로벌 시장에 경쟁력을 갖고 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고 카나브 출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업계의 의문과 달리 카나브가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데는 카나브의 임상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라이센스 허가 벽이 낮은 이머징 마켓으로 눈을 돌렸다"며 "임상시험 결과에 따른 임상적 가치를 강조했고, 국내 매출 성과로 해외 시장에 신뢰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제약 회사들이 카나브의 국내 시장 성과(마켓 퍼포먼스) 자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
임상시험 결과 카나브는 같은 계열 제품들 가운데 혈압상승에 직접 관여하는 AT1 수용체에 대한 결합력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2주만에 혈압(DBP)을 두자릿수로 떨어뜨린 점과 환자 복약순응도가 가장 뛰어난 점도 주목됐다.
카나브는 발매 첫 해 매출 100억 원을 넘었고, 2012년부터 국내 신약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이머징마켓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북아프리카 6개국 및 동남아 9개국 등과 추가 수출 계약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카나브 중장기 매출 확대를 위해 '복합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그동안 복합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으나 복합제에 대한 인식 전환에 앞장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