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의 고객 정보 2차 유출 사태와 관련해 특별 검사에 나선다.
개인정보 불법 유통에 대한 24시간 감시 체제에 돌입해 카드사 고객 정보 2차 유출에 따른 금융 사기 피해를 차단하는 긴급 조치에 나섰다.
이미 영업정지 3개월 상태인 정보 유출 카드사의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제재 규모와 수위는 예상보다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빼돌린 카드 3사의 고객 정보 1억400만건 중 8300만건이 이미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해당 카드사에 대해 이번 주에 긴급히 추가 검사를 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에 2차 유출과 관련해 검사 인력을 투입해 추가 검사를 할 예정"이라면서 "어떤 경로를 통해 2차 유출까지 가능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카드와 농협카드는 지난 1월 13일부터 2월 말까지 고객 정보 유출과 관련해 특검을 받았으나 제재 근거가 미흡해 지난 4일부터 재검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금감원은 내주 중에 이들 카드사에 추가 인력을 투입해 2차 유출에 대한 검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에 정보 유출 특검을 마쳤던 국민카드에 대해서도 2차 유출과 관련해 새로 특검을 실시한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 우리카드 등 나머지 전업 카드사들에 대해서도 결제대행업체 밴(VAN)사와 가맹점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카드사 고객 정보 삭제 작업도 이번주부터 본격화된다.
이번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서 카드사 고객 정보가 대출중개업자 등에 넘어가 2차 유출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카드사에 대한 징계도 강화될 수 있다.
시중에 유출되지 않았다고 초기 수사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도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최고경영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지난달 17일부터는 영업정지 3개월 조치를 받았다.
최근 검찰 수사로 2차 유출까지 확인된 상황이어서 제재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기의 전 국민카드 사장을 비롯해 정보 유출 카드 3사의 전·현직 임직원 100여 명이 징계 대상에 올라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재가 단행될 전망이다.
특히 전직 임원급들은 해임 권고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금융권 재취업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차 유출까지 확인된 상황이어서 기존에 밝혔던 것보다 징계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검이 마무리되면 내달 중으로 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이번 2차 유출로 카드 고객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중에 흘러나간 정보가 피싱, 스미싱,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24시간 감시 체제에 돌입했다.
2차 유출은 없다고 공언했다가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 등 금융당국 간부들은 지난 주말에도 전원 출근해 상황 점검을 벌였다.
금융당국은 개인정보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이번주부터 대출모집인의 불법 개인 정보 사용 금지 조치와 무료 문자 알림 서비스 이행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금융사에 대한 불시 검사를 통해 문제를 적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 등 금융사에 대해 불시 검사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미흡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사 직원의 경각심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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