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총선 친노-비노 충돌
'매노종북' 발언놓고 욕설도
[ 이호기 기자 ]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16일 야권 통합신당의 이름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확정했다. 다만 약칭은 ‘민주연합’이 아닌 ‘새정치연합’으로 결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이같이 당 이름을 결정하고 발기취지문 채택 등 안건을 의결했다. 아울러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으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을 선출했다.
박광온 민주당·금태섭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앞서 국회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당명은) 양 세력의 상호 존중과 동등한 통합 정신을 의미하며 ‘새 정치’라는 시대의 요구와 ‘민주당’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한데 묶어내는 미래 지향적이고 시대 통합적인 정신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이날 새벽까지 당명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측은 ‘도로 민주당’을 우려하며 ‘민주’를 뺄 것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민주화 운동의 적통성을 계승하기 위해 ‘민주’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대선 당시 사용한 ‘새정치국민회의’와 유사한 ‘새정치국민연합’이 대안으로 급부상했으나 최근 만들어진 ‘새정치 국민의 당’이라는 정당 이름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최종 협상 결과 양측은 서로 한발씩 물러서 공식 당명은 ‘민주’를 넣되 약칭에서는 빼는 것으로 절충했다.
통합신당의 상징 색도 기존 ‘태극파랑(코발트블루·민주당)’과 ‘하늘파랑(스카이블루·새정치연합)’의 중간 색인 ‘바다파랑(시블루·새정치민주연합)’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난해 4월 당명 변경(민주통합당→민주당)과 9월 상징색 및 로고(CI) 교체에 이어 채 1년도 못돼 간판을 또 한번 바꿔 달게 됐다.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위해 평화민주당을 창당한 이후 10번째다.
한편 이날 창당 발기인대회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당내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 간 갈등이 폭발하며 양측이 정면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친노 쪽 김상희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매노종북(賣盧從北) 신당배제론’을 언급한 조경태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친노 쪽 의원들이 합세하며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공격을 받은 조 최고위원은 자신의 소신발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