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무인비행기 산업

입력 2014-03-13 20:31
수정 2016-09-12 03:13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최근 유튜브에서 관심을 끄는 영상은 무인비행기(드론)로 제품을 전달하는 비디오다. 그중에서도 미 미네소타의 맥주회사 레이크 메이드의 드론 비디오가 화제다. 겨울호수에서 얼음낚시를 즐기는 낚시꾼에게 맥주팩을 드론으로 수송하는 장면이다. 한 달 만에 53만명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도미노피자가 초소형 헬리콥터로 2km 떨어진 곳에 피자를 배달하는 영상도 볼 만하다. 독일의 DHL이 본에서 1km를 날아가 라인강 근처에 의약품을 내려놓는 장면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다.

최고 영상은 아마존닷컴이 만든 작품이다. 아마존이 개발한 무인 헬리콥터 ‘옥토콥터’로 제품을 배달하는 이 동영상은 이미 1200만의 네티즌이 시청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물류 창고에서 16km 이내의 장소라면 주문 30분 이내에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물론 5년 이내에 수천대의 무인비행기가 하늘을 날아다닐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런 비디오를 보고 있으며 벌써 무인비행기 시대가 다가선 느낌이다. 실제 현시점에서 사용 중인 무인항공기만도 320종이나 된다. 매년 12.5%씩 성장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90%가 군수나 공공용이다. 원격탐사 통신중계 환경감시 기상관측 국경감시 산불감시 위험지역정찰 치안 재난구호지원 등에 활용된다.

산업분야에선 영화제작이나 농업 등에서 쓰임이 활발했다. 일본의 야마하가 만드는 무인항공기는 영농 분야에 선두다. 이 회사가 20년 동안 판매한 2400기 이상의 무인 헬기는 일본의 전체 논 40%에 비료와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 한국에도 100대 이상의 야마하 제품이 소나무 방재나 영농작업에 쓰이고 있다.

이제 드론이 직접 소비자를 만난다. 물류와 유통이다. 드론은 무엇보다 경제적이다. 우선 인건비가 적게 든다. 12명이 달라붙어야 하는 지도 제작을 한 대의 무인항공기가 처리했다는 보고도 있다. 교통 적체에 강한 점도 매력이다. 물론 드론 보급이 당장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각국의 규제 탓이다. 미국 연방항공국은 무인항공기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엔 이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 성공의 관건인 절대 안전성이 보장될 것이냐는 문제도 남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드론은 이제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아직은 짐작하기 어렵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업만이 결국 이 시장의 승리자가 될 것 같다. 이제 물류는 공중전이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