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국내 최대 판매점 문 닫는다…컨시어지, 전국 매장 철수

입력 2014-03-12 21:50
수정 2014-03-13 04:04
영업종료전 아이패드 최고 25% '굿바이 세일'


[ 안정락 기자 ]
아이폰 맥북 등 애플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국내 최대 공인 판매점(리셀러)인 ‘컨시어지’가 전국 매장의 영업을 종료한다. 국내 시장에서 애플 제품 판매가 저조해 수익성이 나빠진 탓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자회사인 LCNC가 운영하는 컨시어지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컨시어지는 3년여의 영업을 마감하고 2014년 3월 모든 사업을 종료하게 된다”며 “교환과 환불 역시 매장별로 영업 종료일까지 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컨시어지는 일반 매장과 롯데백화점 입점 매장을 포함해 전국에 38개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 충장로점은 오는 24일, 서울 종각·건국대·대학로점은 26일, 명동점은 4월13일 등 매장별로 차례로 영업을 중단한다.

한때 아이폰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애플 제품 전문 판매점은 최근 들어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매장을 철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애플 공인 판매점의 원조 격인 프리스비의 대구점이 문을 닫았다. 작년에는 또 다른 공인 판매점인 에이샵의 코엑스 매장이 영업을 종료했다.

컨시어지 프리스비 에이샵 등 애플 공인 판매점들이 최근 잇달아 문을 닫거나 매장 규모를 줄이는 것은 아이폰의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아이폰4s가 출시된 2011년 말 애플 아이폰의 국내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14%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기준 애플의 국내 점유율은 7.4%로 떨어졌고, 현재는 4% 안팎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애플 공인 판매점의 까다로운 교환·환불 정책으로 소비자들이 점점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의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는 30일 내에 무조건 교환·환불이 가능한 데 비해 이들 판매점은 제품 개봉 후에는 ‘반품 불가’라는 정책을 고수했다.

공인 판매점 사이에선 애플이 판매점 영업 마진에 인색하고 보조금을 쓰지 않는 정책을 유지한 것도 경영난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컨시어지는 앞으로 SK텔레콤 자회사인 PS&마케팅에 인수돼 이동통신 전문 영업망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컨시어지에서는 애플 제품뿐만 아니라 일부 전자제품도 함께 판매해 왔다”며 “앞으로는 이동통신 관련 서비스·제품 중심의 영업망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시어지 외에 금강제화 계열사인 갈라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프리스비는 지난주 대구점의 문을 닫는 등 일부 매장을 없애거나 축소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9곳이다.

전자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스비 등 애플 공인 판매점의 아이폰 판매량은 대부분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며 “판매점에서 애플 제품만 팔아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회사인 맥게이트가 운영하는 에이샵은 지난해 서울 코엑스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영등포 타임스스퀘어의 공인 AS센터도 문을 닫았다. 한편 컨시어지는 영업 종료를 앞두고 모든 매장에서 아이패드는 최고 25%, 액세서리 등은 최고 90%까지 할인 판매하는 ‘굿바이 세일’을 진행 중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