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어 핏-갤럭시S5' 및 LG '심박동 이어폰' 심박 측정, 의료기기 논란
[ 김민성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IT 융합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 사례로 '웨어러블(입는 컴퓨터)=의료기기' 논란을 꼽았다. 최근 자가 측정용 웨어러블 신제품이 의료기기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당국이 검토에 착수한데 따른 것이다.
12일 전경련은 이같은 불합리하거나 낡은 법제로 융합 기술 발전을 막는 94개 규제에 대한 개선을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IT분야에서는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내놓은 '삼성 기어 핏' 및 '심박동 이어폰' 등이 규제 개선 대상에 올랐다. 급팽창하는 웨어러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신개념 제품이지만 전통적 의료기기 포함 여부를 두고 규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삼성전자 '기어 핏'은 심박 센서로 사용자 심박수를 측정한다. 심박수를 판단한 뒤 실시간 피트니스 코칭 기능을 통해 운동량 관리를 지원하는 융합 기술이다. 이 정보는 연동된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축적되고 이력 관리에 활용된다. '기어 핏'과 함께 다음달 11일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5'에도 세계 최초로 심박수 측정 기능이 실렸다. LG전자 '심박동 이어폰은'도 내장 센서가 귀 뒤에 흐르는 혈류량을 실시간 체크해 심박동 및 혈압 등을 알려준다.
'기어 핏'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기기 분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이같은 단순 심박 측정 기능이 '의료'에 포함되면 기업들이 식약처를 통해 별도로 의료기기 제조업허가 및 제품별 제조 허가를 받아야만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기기법 제2조는 질병을 진단·치료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 등을 의료기기로 정의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들 기기가 의료기기에 해당한다해도 안전성 및 성능 검토 등이 까다롭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예정된 출시 일정에 큰 문제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경련은 "의료기기의 범위가 광범위한데도 IT기기와 연결되는 단순 자가 측정용 기기까지 의료기기 제조업허가와 제조허가를 받아한다면 각종 인허가 절차 부담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대안으로 단순 자가 측정용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는 의료기기 제조업 신고 및 의료기기 제조신고로 갈음하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IT 기기와 연결하는 의료기기 중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성이 낮고, 고장이나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생명이나 건강에 위해를 줄 우려가 거의 없는 의료기기가 그 대상이다.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은 오는 2018년까지 300억 달러(약 32조원) 규모로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도 다양한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한 아이워치(iWatch)를 올해 말 공개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