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펀드
롱쇼트 상품 선택땐 종목보다 운용능력 눈여겨 봐야
'하나UBS 글로벌 롱쇼트'
'신한 BNP 아시아 롱숏'
꾸준한 장기 성과 추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신흥시장 불안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지고 있어서다. 선진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자니 미국은 고점 경신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채권에 투자하자니 금리 상승 우려로 만만치 않다.
투자자들은 예금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다. 어떤 자산과 시장에 투자할지 크게 고민할 필요 없이 소중한 재산을 알아서 불려주는 상품말이다. 그래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 ‘주식 롱쇼트 상품’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불확실하고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최근 성과가 검증된 국내 주식 롱쇼트 상품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이유다. 자산운용사들마다 국내 롱쇼트 상품을 앞다퉈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롱쇼트 상품은 어떻게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줄 수 있을까? 매수를 뜻하는 ‘롱(Long) 전략’과 매도를 뜻하는 ‘쇼트(Short) 전략’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종목을 매수하고 주가가 하락하거나 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매도한다.
매도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주식을 빌려서 하는 공매도 방식이다. 빌려서 매도한 주식은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빌린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시 매수해 돌려주면 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으로 이익이 발생한다. 따라서 롱쇼트는 잘 투자하면 주가가 오를 때나 내릴 때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반적인 주식 상품들은 매수에 초점을 맞춘 ‘롱 온리(Long Only)’ 전략이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야만 수익이 난다. 롱쇼트는 주식에 대한 노출도(익스포저·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금액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정도)에서 매수, 매도가 상쇄된다. 따라서 노출도가 10~30%로 높지 않아 시장의 리스크보다 낮은 변동성으로 안정된 수익을 추구한다.
2011년 한국형 헤지펀드는 대부분 롱쇼트형 상품으로 나왔다. 당시는 5억원 이상의 고액 투자자 및 기관투자가 중심의 상품이었으나 2012년 트러스톤운용에서 공모형 상품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 상품을 내놓고 2013년 ‘마이다스거북이’ 상품이 가세해 인기몰이를 하며 대중화시켰다. 지금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롱쇼트에서는 운용사의 주식운용 능력이 중요하다. 향후 오를 종목과 빠질 종목을 잘 선정하는 능력말이다. 롱쇼트펀드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롱 포지션과 쇼트 포지션에서 ‘양방향’으로 손실이 날 수 있다. 매수한 종목이 올랐다고 해도 매도한 종목이 더 많이 오르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매수한 종목은 내리고 매도한 종목이 오르면 손실은 더욱 커진다. 주식의 노출도를 일정 부분(10~30%) 가져가기 때문에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공모형 상품 기준으로 롱쇼트 규모는 2012년 말 1500억원 수준에서 출발해 2013년 본격적으로 규모가 커지기 시작,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1년여 만에 10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형 헤지펀드와 사모형 롱쇼트, 구조화 상품 등을 감안하면 한국 롱쇼트 상품 규모는 5조원을 넘는다.
문제는 국내 롱쇼트 전략으로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만의 취약한 유동성과 위기 시 등장하는 규제 리스크(공매도 금지) 등이 부담 요인이다. 앞으로는 해외 롱쇼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해외 선진 시장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지역별, 섹터별로도 롱쇼트가 가능해 투자 기회가 풍부하다.
또 주식을 빌려 매도하지 않고도 스와프, 즉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의 수익률 차이 만큼만 정산하는 전략도 구사할 수 있어서 운용이 더욱 효율적이다.
최근 ‘하나UBS 글로벌 롱쇼트’는 선진국 시장에 대한 롱쇼트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해외 유명 롱쇼트 상품들로 구성한 재간접형 상품이다. 국내와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사태 등의 시장 하락기에도 이미 성과가 검증된 우수한 상품으로 구성, 꾸준한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신한 BNP 아시아롱숏’ ‘KB 한일롱숏’ 등 운용사들이 해외 롱쇼트에 눈을 돌려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롱쇼트가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반면, 해외 롱쇼트에는 세금이 부과되는 점이 단점이다.
국내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은 국내 롱쇼트 시장이 너무 커진 만큼 롱쇼트 전략 뿐 아니라 공모주나 월말효과 (TOM) 등을 가미한 다양한 전략으로 금리 대비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유리 트리플 알파’ 상품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롱쇼트 상품의 인기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 롱쇼트펀드라고 해도 펀드별로 투자지역, 순주식 편입비율 등 운용방법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기훈 < 하나대투증권 상품개발부 팀장 kihoons@hanafn.co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