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들이 무소속 원해"…안철수의 러브콜 거부
통합신당 후보 낼지 관심
[ 이호기 기자 ] 부산시장에 출마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이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줄기찬 ‘러브콜’에도 결국 통합신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나가기로 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2010년 무소속으로 경남지사에 도전한 것을 모델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미 통합신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이 만만찮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어 오 전 장관이 바라는 ‘통 큰 연대’ 성사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오 전 장관은 11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부산시민들이 제게 바라는 최선의 선택이 바로 무소속 시민후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과 민주당 간 통합이) 새정치를 담는 큰 그릇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통합신당만으로는 우리 부산시민의 뜻을 수렴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서 이기지 않고는 결코 시민들의 뜻을 받들 수 없다”며 “안철수 의원 쪽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그대로 나타난다. 한겨레가 지난 6~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전 장관은 무소속일 때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 41.3%의 지지율을 얻어 서 의원(30.5%)을 10.8%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통합신당 후보로 나서면 38.7%로 서 의원(34.7%)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오 전 장관이 2010년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사례처럼 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김 전 지사는 무소속 후보로 나섰고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아 그의 당선을 도왔다. 김 전 지사가 무소속으로 나선 것은 여당 텃밭에서 야당(민주당) 소속으로 나가는 게 선거전에 불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통합신당의 부산시장 후보 공천에 도전할 예정인 김영춘 전 의원은 지난 5일 낸 성명에서 “여인지 야인지 본인의 입으로도 정체성을 명확히 밝힐 수 없는 후보와의 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