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제거하지 않으면 몸 죽이는 암 덩어리"
[ 도병욱 기자 ] 박근혜 대통령(사진)은 “쓸데없는 규제는 우리가 쳐부술 원수,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 몸이 죽는다는 암덩어리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들어내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10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에 규제(철폐)에 대해서는 비상한 각오로 해야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이 오는 17일 예정된 박 대통령 주재 첫 규제개혁장관회의 안건을 보고하자 이같이 당부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도 경제혁신도 규제가 혁파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우리 몸에서 제거하지 않으면 몸을 죽이는 암덩어리로 생각하고 겉핥기식이 아니라 확확 들어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제를 개혁하기 위한 ‘손톱 밑 가시 뽑기’와 관련, “몇 백개를 뽑기로 했는데 아직도 뽑지 못한 게 많다”며 “이번 회의(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다시 한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해 새 정부 출범 당시 제시한 140개 국정과제에 대해 “140개라는 것을 전부 조정해서 큰 덩어리와 거기에 수반되는 몇 가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해야 국정과제도 효율적으로 실천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각 부처가 집중해야 할 과제(브랜드 과제)를 주문하며 “브랜드 과제를 냈을 때는 확실하게 성과를 내겠다는 자세로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관련, “개인정보 유출과 빅데이터 산업이 서로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전혀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며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하면서 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에 투자를 너무 안 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 산업은 개인 정보 보호 문제와 관계가 없는 것인 만큼 빨리 (정보 보호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에 치여 빅데이터 산업이 지장을 받으면 창조경제에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또 “간단한 해킹에도 다 뚫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 보안에 대해 투자도 안 하고 보안이 지켜지길 바라느냐”며 “이제는 성과보다도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책임을 물어 투자를 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홍수가 나서 댐이 무너지면 몇백 배의 손해를 물어야 되고, 거기에 치유할 수 없는 신뢰의 상처가 생기면 금융기관이 뭐가 남겠느냐. 그런 가치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정보공개에 대한 비판적 지적에 대해 “1억개나 쏟아져 나왔지만 실제 활용도가 별로 없다는 데 걱정이 된다”며 “국민이 제일 원하는 것부터 알기 쉽게, 접근하기 쉽게 검색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명한 정부가 되겠다는 취지는 좋은데 이것은 원문공개를 위한 원문공개 같이 되면 안 되겠다”며 “‘우리 원문공개 했다’ 그게 자랑거리는 아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12일 예정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발표와 관련,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희망을 주는 대책이 되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서도 “평창이 빚더미에 앉으면 안되지 않느냐”며 “어떤 스포츠 명소 등으로 나중에 시설들을 활용한다든지 해서 그 지역이 뭔가 활성화되고 또 빚더미에 앉지 않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끔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비인기 종목 육성에 대해 “우리 국민의 DNA 속에 썰매를 잘 타는 DNA가 있다고 그런다”고 한 뒤 “체육공정성위원회는 활동을 제대로 해서 다시는 체육계에 사기가 떨어지는 일이 나오지 않도록 이번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