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07일(19:1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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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을 자본시장과 연결시켜 주는 투자은행(IB)의 적극적인 활동 없이는 벤처생태계 선순환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
정부가 벤처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책과 규제완화를 쏟아내는 가운데 IB의 역할을 강조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금융투자협회와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연 ‘한-이스라엘 벤처투자포럼’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 구트만 주한이스라엘 대사, 박종수 금투협회장, 마그마(Magma), 버텍스(Vertex) 등 이스라엘의 주요 벤처캐피털사 대표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실장은 주제발표에서 벤처기업을 자본시장에 연결시키는 IB의 역할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벤처기업들은 정책자금을 통해 창업에 나서지만 막상 사업화 단계에서는 정책자금이 고갈돼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 단계에서 금융투자업계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기업에 자본시장의 자금이 수혈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수익인 주식위탁매매에만 집착하고 리스크를 중개·인수하는 IB 본연의 역할은 외면하고 있다고 김 실장은 비판했다.
IB가 유망한 벤처기업을 발굴해 성공적인 IPO나 M&A로 연결시키려면 무엇보다 산업부문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김 실장은 역설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금융업 종사자들이 산업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산업과 금융간 융합 없이는 창조금융의 달성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열악한 경제 환경에도 지난해 벤처기업 IPO가 호황이었던 미국의 경험에 주목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IPO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IPO 활성화 전략(IPO On-Ramp)을 세우고, 신생성장기업에 대해 IPO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On-Ramp 규정을 JOBS법에 담았다. 김 실장은 “정부가 아무리 IPO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IB의 역량과 노력이 없었다면 효과는 미비했을 것”이라며 “IPO 활성화의 진짜 주인공은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한 IB였다”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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