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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기자 ]
우선주의 진격이 눈부시다. 코스피지수가 작년 말 수준에 여전히 못 미치고 있지만 우선주는 전체 상장종목의 90% 이상이 올 들어 상승했다. 50% 이상 폭등한 종목도 전체 종목의 5분의 1이나 된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많이 주는 우선주는 시장의 관심 밖이었다.
‘결격사유가 있는 주식’으로 취급받으며 주가도 보통주보다 크게 낮았다. 거래량이 적어 가격 조작이 쉬웠던 만큼 급등할 경우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따가웠다.
하지만 작년 중반부터 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 머물면서 배당수익의 중요성이 부각된 측면도 있다.
우선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박스권 장세에서 돋보이는 상승률을 보인 것도 거의 대부분 우선주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40개 우선주 중 올 들어 7일까지 50% 이상 오른 종목은 28개다.
LS네트웍스우, 호텔신라우, 동부하이텍1우, 성신양회우 등은 올 들어서만 100% 이상 주가가 뛰었다. 20% 이상 오른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54개 종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코스피지수는 아직 작년 말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우선주 중에서 작년 말보다 주가가 떨어진 것은 전체의 8.57%인 12개 종목에 불과했다.
일부 과열 우려가 없는 건 아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선주 봄날’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이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국내 기업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췄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 투자 관심이 커진 만큼 보통주에 비해 1%포인트 정도 높은 배당률을 보이는 우선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찬형 페트라투자자문 전무는 “대다수 주식 투자자들에게 의결권은 큰 의미가 없다”며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보통주와 우선주 간 차이가 대부분 10% 이내이고 괴리율이 0%에 가깝게 수렴하는 종목도 적지 않다”고 했다. 와우넷 전문가인 장태웅 대표는 “우선주는 거래량이 적어 단기매매 관점보다는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장기 보유할 경우에는 시가배당률을 따져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